이번 조치가 확정될 경우 대마초는 헤로인·LSD와 같은 1급 마약에서 벗어나, 케타민과 일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가 속한 3급 물질로 재분류된다. 1급은 '의학적 효용이 없고 남용 위험이 극히 높은 물질'로 규정돼 왔다.
다만 재분류가 곧바로 성인 기호용 대마초의 전국적 합법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연방 차원의 규제 틀은 유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 전반에 적용돼 온 과도한 세금 부담이 완화되고, 연구·의료 활용의 문턱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극심한 고통을 겪는 환자들이 이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며 "수많은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적 효용을 강조하며 정책 전환의 명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법무부 역시 대마초의 3급 재분류를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 달리 공화당 내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일부 공화당 인사들은 "현행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며 공개 반대에 나섰다.
통상 마약 분류 변경은 공청회와 대중 의견 수렴을 포함한 복잡한 절차를 거친다. 실제로 수만 건의 의견이 접수되며 논쟁이 이어져 왔다. 미 마약단속국(DEA)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취임할 당시에도 관련 검토를 진행 중이었다. 이번 행정명령으로 절차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최종 확정까지 걸리는 시간은 아직 불투명하다.
현재 미국에서는 다수의 주가 성인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했거나 의료용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연방법은 여전히 엄격해, 연방 차원의 처벌 가능성이라는 불확실성은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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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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