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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대기업 소집'에..국민의힘 "李, 조폭인가"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9 09:57

수정 2025.12.19 09:57

김용범 정책실장 대기업 간담회 직격
송언석 "군사독재 시절 독선적 행태"
김도읍 "규제 줄이고 구조개혁해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은 19일 대통령실이 주요 대기업들을 소집한 것을 두고 '조폭'에 비유하며 일갈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기업에게 알토란 같은 달러 자산을 내놓으라니 정부가 조폭인가"라며 "시장경제 원리를 짓밟고 국가가 민간의 재산을 강탈하려는 시도, 군사독재 시절 고압적이고 독선적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주요 대기업을 불러 해외에서 벌어 들인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게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며 "기업이 정당하게 누려야 할 환차익을 포기하고 달러를 시장에 내놓으라고 협박한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외환건전성 제도 탄력적 조정 방안'을 두고는 "감독 조치 완화와 외환 대출 영역 확대 등을 통해 당장 달러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지만 결국 외환시장의 안전벨트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발상"이라며 "글로벌 금융 환경이 급변할 경우 외환 시장의 또 다른 리스크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정부에 경제 정책 기조를 전면적으로 전환하라고 요청했다.

먼저 "무리한 확장 재정으로 급증한 유동성에 대해 책임있는 흡수 조치가 필요하다"며 "M2(광의통화) 증가에 대해 ETF(상장지수펀드)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분명한 관리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를 확대하고 우리 기업의 해외 이탈을 막기 위해 노란봉투법, 더 센 상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경직된 운용, 반도체 52시간제 예외 불발 등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정책부터 바로잡아 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업이 보유한 달러의 국내 유입을 원한다면 팔 비틀기가 아니라 기업의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명확한 인센티브와 법적, 제도적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며 "환율은 기업에 대한 협박이나 서학개미 비판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이재명 정권이 외환 규제 완화와 함께 국민연금과 금융 기관들 동원하는 방식으로 환율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관치주의식 접근에 의존한 일시적 관리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환율 불안의 근본 원인은 외환 수급의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경제 전반에 대한 신뢰 약화에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는 떠나고 국내 기업은 규제를 피해 해외로 떠나는 상황에서 달러 공급만 늘리는 대안으로는 환율 불안을 잠재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응급처치에 머물 것이 아니라 경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며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과도한 규제와 세금 부담을 줄이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노동 환경과 규범을 정착하는 구조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