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일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의 첫 소환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적극 방어권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7시 15분쯤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에서 나와 취재진에게 "(윤 전 대통령이) 있는 그대로 다 이야기하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변호인단은 "말하자면 부인하는 취지인데 왜 죄가 안 되는지 상세하게 설명했다"며 특검팀이 준비한 160쪽 분량의 질문지를 모두 소화했다고 전했다.
변호인단은 "원활하게 질문과 답변이 이뤄져서 빨리 끝났다"며 "(윤 전 대통령이) 특검 검사들한테 '그동안 수고가 많았다'며 따뜻하게 말씀하셨다.
특검팀은 오는 28일 수사 기한 종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윤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 가운데 6가지 피의사실을 집중해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준비한 질문지 분량만 160쪽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윤 전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2억7000만 원어치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가 있다.
또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공천 및 공직 인사 청탁 명목으로 1억4000만 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의 공범으로 지목돼 조사를 받았다.
아울러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말 공개 토론회에서 김 여사와 관련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는다.
이 밖에도 김 여사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씨로부터 인사·이권·청탁을 받고 고가의 금품을 수수하는 데 윤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도 특검팀의 조사 대상이다.
특검팀은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가량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오후 1시 시작된 4시간가량의 조사에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과 고가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한 6가지 피의사실을 바탕으로 혐의를 보강하고 김 여사와 공범 관계를 입증해 다음 주 중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재판에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조사는 윤 전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팀에 소환돼 받은 첫 번째 대면 조사다.
특검팀의 수사 기한이 불과 8일 남은 것을 고려하면 윤 전 대통령의 마지막 특검 조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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