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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베네수엘라 인근서 두 번째 유조선 나포..."최소 세 척 추적 중"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1 04:54

수정 2025.12.21 04:54

[파이낸셜뉴스]
미국 해군 소속 순항미사일 구축함 샘슨 DDG-102호가 8월 30일(현지시간) 파나마 미 해군 기지에 정박해 있다. 로이터 연합
미국 해군 소속 순항미사일 구축함 샘슨 DDG-102호가 8월 30일(현지시간) 파나마 미 해군 기지에 정박해 있다. 로이터 연합

미국이 2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인근 공해상에서 유조선 한 척을 또 나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열흘 전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유조선 ‘스키퍼’호를 나포한 뒤 두 번째 유조선 나포다.

선박 추적 업체 케이플러와 중개인들에 따르면 이번에 나포된 유조선은 취역한 지 21년 된 유조선으로 동아프리카 코모로 선적의 ‘디안치(Dianchi)’호다.

등록 선주는 인도의 피야이(Pyay) 해운으로 과거 러시아 석유 운반에도 연관된 업체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전략이 되도록 많은 유조선을 나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가 석유를 수송할 수 없을 정도까지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가 나포 대상 유조선을 최소 세 척 찾아냈다면서 나포가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이 아닌 이보다 훨씬 북쪽, 아마도 태평양 해상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니콜라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이 마약 밀매와 연관돼 있다고 보고 정권 붕괴를 위해 최대 자금줄인 석유 수출 길을 막으려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석유 수송 약 70%는 해상을 통해 이뤄지고 있고, 이 때문에 미국은 유조선 운항을 금지시켰고, 이를 위반한 선박들을 나포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 베네수엘라에 제재 대상 유조선들이 들어가거나 그곳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모두, 그리고 철저하게 봉쇄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에는 수위를 한층 높여 베네수엘라와 전쟁을 치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NBC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도 자신의 목표가 마두로 대통령 축출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는 대신 “그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안다”면서 “그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안다”고만 말했다.

초과 공급 우려로 급락하던 국제 유가는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압박하는 가운데 상승세를 타고 있다.

19일 국제 유가 기준 유종인 브렌트유는 내년 2월 인도분이 전일 대비 0.65달러(1.09%) 상승한 배럴당 61.47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유가 기준 유종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내년 2월물이 0.51달러(0.91%) 오른 배럴당 56.66달러로 장을 마쳤다.

베네수엘라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창립 회원국으로 확인된 석유 부존량(매장량) 기준 세계 1위 국가다. 확인된 석유 매장량은 약 3030억배럴로 전 세계 확인된 매장량의 17~18%에 이른다.

확인된 석유 매장량이 2010년대 초반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친 뒤 계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는 실제 생산량으로는 세계 10위권 밖에 있다.


베네수엘라에 묻혀 있는 석유가 품질이 떨어지는 초중질유로 캐내고 정제하는 데 고도의 기술과 막대한 비용이 드는 데다 부패와 미국의 제재, 시설 노후화, 관리 부실 등으로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