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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스튜디오, 사우디에 테마파크 추진" WSJ...'석유 이후' 대비하는 아랍 산유국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1 07:06

수정 2025.12.21 07:06

[파이낸셜뉴스]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라이선스 형식으로 테마파크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2016년 6월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디즈니 매직 킹덤 테마파크. AP 연합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라이선스 형식으로 테마파크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2016년 6월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디즈니 매직 킹덤 테마파크. AP 연합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사우디아라비아에 테마파크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랍 산유국들 사이에 테마파크가 붐을 타는 가운데 유니버설도 발을 담그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워너브라더스는 이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테마파크를 개장했고, 디즈니는 건설 중이다.

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유니버설이 테마파크 건설을 위한 초기 구상 단계에 들어갔다면서 자금은 사우디가 댈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우디에 라이선스를 주는 형식으로 테마파크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이미 계약이 끝난 디즈니와 달리 유니버설의 사우디 테마파크는 아직 기획 단계여서 2030년대나 돼야 프로젝트가 완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 산유국들은 ‘석유 이후’를 고민하며 다양한 대체 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관광 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테마파크가 생기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데도 유리하다.

디즈니 테마파크가 들어서는 곳은 세계 최고 자동차 경주 대회인 포뮬러원(F1)의 ‘아부다비 그랑프리’가 매년 열리는 야스 아일랜드에 들어선다.

이 섬은 전체가 거대한 테마파크로 F1 경기장,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롤러코스터인 포뮬러 로사가 있는 세계 최초의 페라리 테마파크인 페라리 월드, 워너 브라더스 월드, 해양 테마파크인 시월드가 들어서 있다.

유니버설은 사우디 엔터테인먼트 도시인 키디야에 테마파크를 건설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키디야는 수도 리야드에서 남서쪽으로 약 40분 떨어진 도시로 미 놀이공원인 식스플래그, 일본 토에이 애니메이션과 제휴한 드래곤볼Z 테마파크 등이 현재 건설 중이다.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이번에 유니버설 등 미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중동 테마파크 붐 편승은 밑질 것 없는 장사다.

테마파크가 실패할 위험은 있다.

극심한 더위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실내 시설 비중을 높이거나 야간 운영 위주로 설계해야 한다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

사회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아랍 산유국들의 인권 문제 등 서구적 가치와 중동 규범 사이의 갈등이 프로젝트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과거에도 실패한 사례는 있다. 유니버설의 두바이랜드가 2008년 금융위기로 무너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디즈니나 워너브라더스, 이번에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유니버설 모두 테마파크 투자와 관련한 직접 위험은 피할 수 있다.

이들은 라이선스를 주는 방식으로 참여할 예정이어서 직접 돈을 대는 곳은 아랍 산유국들이다. 투자가 실패해도 미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명성에 금이 가기는 하겠지만 큰돈을 떼일 염려는 없다.


테마파크 수익이 나면 수익을 나눌 수 있어 좋지만, 망하더라도 큰 손해는 없는 알짜배기 장사인 셈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