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車보험 손해율 3년 연속 악화…보험료 인상 압박 커진다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1 12:00

수정 2025.12.21 12:00

손해율·사업비율·합산비율 추이 /사진=파이낸셜뉴스 사진DB
손해율·사업비율·합산비율 추이 /사진=파이낸셜뉴스 사진DB


[파이낸셜뉴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보험료 인하 효과 누적과 차량 수리비 상승이라는 이중 부담에 다시 가파르게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2025년에도 자동차보험이 손익분기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21일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2025년 자동차보험 손해율 분석 및 진단’ 보고서를 통해 “보험료 인하 효과가 누적되는 가운데 부품비와 수리비 등 손해배상 비용 상승이 이어지면서, 2025년 손해율은 상반기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보험료 인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물적담보를 중심으로 한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3.3%로 전년 동기 대비 3.1%포인트(p) 상승했다. 사업비율은 16%대 초반으로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합산비율은 99.7%까지 올라 손익분기점에 근접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이미 적자 구조로 전환됐다. 2024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3.8%로 전년 대비 3.1%p 상승했고, 합산비율은 100.1%를 기록하며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손해율은 2022년 상반기 77.1%를 저점으로 3년 연속 악화되는 흐름이다.

손해율 상승세는 올해 들어 더욱 뚜렷해졌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8%로 전년 동기 대비 4.1%p 상승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보험료 인하에 따른 경과보험료 감소 영향으로 분석됐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경과보험료 요인은 손해율을 2.4%p 끌어올렸고, 발생손해액 증가는 1.7%p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당 경과보험료 하락 효과가 손해율을 2.6%p 높인 반면, 보험가입대수 증가는 0.2%p 낮추는 데 그쳤다.

이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자동차보험료 인하 효과가 누적된 결과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 따라 2024년 다수 보험사가 보험료를 인하한 데 이어, 2025년 상반기에도 주요 손보사들이 0.6~1.0%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자동차보험이 1년 단위 갱신 구조인 만큼, 인하 효과는 올해 말까지 손해율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발생손해액 증가의 핵심 원인은 물적담보 손해로 지목됐다. 2025년 3분기 기준 물적담보는 손해율을 2.2%p 끌어올리며, 인적담보(0.4%p)를 크게 웃돌았다. 사고당 보험금 역시 인적담보는 전년 대비 2.2% 감소한 반면, 물적담보는 2.5% 증가했다.

전기차·하이브리드차와 수입차 비중 확대도 물적담보 손해를 키우는 구조적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9월 기준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12.4%, 수입차 비중은 13.7%로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부품 단가가 높은 차량 비중이 늘면서 사고 발생 시 수리비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고발생률은 보험금 지급 기준으로 2022년 이후 15% 수준을 유지해 단기적인 손해율 변동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사고당 손해액을 의미하는 사고심도는 한방진료비, 간병비, 차량 수리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손해율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보험료 인하 효과 누적과 물적담보 중심의 사고심도 상승이 이어지면서, 2025년 연간 손해율이 상반기 수준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사업비율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동차보험 합산비율이 100%를 넘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는 일시적 요인보다는 구조적인 비용 상승에 기인한다”며 “물적담보를 중심으로 한 제도 개선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