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정부가 밀고 모험자본이 끈다"… 온기 도는 '코스닥'

임상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1 18:07

수정 2025.12.21 18:06

'빚투' 6거래일 연속 10조원대
거래대금은 13조 '투심 활활'
부양책·모험자본 확대 기대 반영
"정부가 밀고 모험자본이 끈다"… 온기 도는 '코스닥'
코스닥 시장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6거래일 연속 10조원대를 유지하고, 거래대금도 1년 9개월 만에 13조원을 돌파하는 등 투자 열기가 뜨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증권사의 모험자본 확대 기조에 기대감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8일 10조799억원으로, 지난 11일 10조19억원을 기록한 뒤 6거래일 연속 1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0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23년 7월 27일 10조880억원 이후 2년 5개월만이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갚지 않은 금액으로, 시장에선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투자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로 해석한다.



코스닥 시장 일일 거래대금 역시 지난 16일 13조1983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 4일부터 18일까지 11거래일 연속 10조원대 이상을 지키고 있다. 코스닥 시장 일일 거래대금이 13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3월 13일 13조2269억원 이후 1년 9개월만이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준비하자 투자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코스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코스닥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시켜 '코스피 4000 시대'의 흐름을 자본시장 전체로 확산시킨다는 게 골자다. 특히 투자규모를 확대시키는 데 방점을 찍었다. 현재 코스닥 시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기관 비중은 4.5%에 불과하다. 이에 금융위는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주요 연기금의 코스닥 참여를 위해 기금운용 평가 시 기준 수익률에 코스닥 지수를 일정 비율 반영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내년 초 마련될 예정이다.

고영호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현재 연기금 운용을 평가하는 지수가 코스피로 이뤄져 있는데, 코스닥을 일정 비중 반영하게 된다면 투자할 유인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실제 연기금 운용 업계에서도 이 경우 투자 대상을 확대할 유인이 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와 같이 기업 성장에 투자하는 모험자본기구의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대형 투자은행(IB)의 모험자본 공급의무 이행실적에 코스닥 벤처펀드와 BDC 투자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여기에 최근 증권사도 모험자본을 확대하는 기조인 것도 코스닥 시장 활성화 기대를 부르고 있다. 지난 17일 금융위의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모험자본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정부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공급을 시작할 예정인 것도 코스닥 상장 기업들에 긍정적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부양책과 함께 모험자본 활성화 과정에서 기관의 안정적인 수급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부터 외국인 통합계좌 활성화로 코스닥에서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관측했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대형 주도주 중심 상승장이 지속되며 코스피 대비 코스닥 지수 성과 괴리가 역사적 수준까지 확대됐다"며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방안, 산타 랠리 등 중소형주 및 코스닥 종목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