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녹지생태 중심 서울' 패러다임 전환... 종묘~남산 연결해 도심 경쟁력 강화[서울을 움직이는 사람들]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1 18:29

수정 2025.12.21 18:29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 서울시 제공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 서울시 제공
"도시의 경쟁력은 건물군으로 이뤄진 과시적 경관이 아니라, 거리를 거닐고 다니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접근하고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는 열린 공간 및 녹지공간의 넓이와 연결성으로 평가받는다. 보존과 규제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구도심을 휴식과 여유, 활력이 넘치는 미래도심으로 재창조해 강북과 강남의 균형 있는 발전을 이끌어내고, 시민들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미래도심의 풍경을 제공할 것이다."

민간재개발사가 노후 도심을 정비할 때 녹지공간을 확보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구도심에 녹지생태를 조성하는 사업을 서울시가 하고 있다. 과거 '청계천 복원 사업'과 '경의숲길 복원사업'을 통해 녹지를 확보한 것처럼 더 많은 녹지를 만들어 시민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키고 관광산업에도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사진)은 21일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은 종전의 차량·빌딩 중심의 도시계획에서 사람·녹지 중심의 도시계획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라며 "지상부에 충분한 녹지와 어우러진 열린 공간을 확보하면 그만큼 높이와 밀도 규제를 완화해 공공의 재원 없이 규제 완화를 통해 시민들에게 개방된 녹지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은 건축물 높이와 용적률 등 기존 건축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하고, 그 대가로 얻는 공공기여를 공원과 녹지로 조성해 도심 전체를 녹지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서울도심 녹지율을 15% 이상으로 4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조 본부장은 "열린 녹지공간은 저층부 상가와 연계해 지역 활성화를 유도하고, 문화·예술 등 다양한 이벤트와 활발한 커뮤니티를 형성해 활력 넘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도심 속 다양한 식물이 서식하는 자연 생태공간이 돼 자연이 함께하는 '도시 속 자연'을 시민들에게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에 따라 추진 중인 사업지는 세운지구 9개소를 포함해 36개소에 이른다. 서울도심 전역에 시민들을 위해 개방하는 녹지공간을 10만9000㎡ 규모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조 본부장은 "이러한 녹지공간을 하나둘씩 완성함에 따라 녹지네트워크가 서울시 전체를 녹색으로 연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세운지구 녹지축은 '보존'과 '개발'의 완충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2022년 창경궁과 종묘를 연결함으로써 북한산에서 이어지는 녹지의 흐름을 종묘까지 연결했다.
앞으로는 종묘에서 남산까지 녹지의 흐름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단, 정부에서는 세운지구 녹지축 조성사업이 종묘의 역사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조 본부장은 "북한산·창경궁·종묘·남산으로 이어지는 녹지축이 완성되면 역사자산과 대규모 녹지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진다"며 "이런 개발방식이 오히려 문화유산, 자연환경에 대한 존중은 물론 오랜 역사를 가진 서울 도심의 매력을 높이는 데 훨씬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