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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군사분계선(MDL) "軍 지도·유엔사 기준 다르면 더 남쪽 채택"(종합)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2 16:37

수정 2025.12.22 16:36

9월 전방부대에 변경된 MDL 침범 기준 지침 전파
"현장부대 단호한 대응 및 남북간 우발적 충돌 방지"
남북 MDL 일치시키기 위한 노력 지속해 나갈 방침
한국군, 유엔사와 기준 달라…전체 60%가량 불일치
국방부 "내년 유엔사와 간극 좁히기 위한 협의할 것"
합동참모본부는 지난해 6월 18일 오전 8시 30분께 중부전선 비무장지대 내에서 작업하던 북한군 수십명이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해 우리 군의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에 북상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지난 4월경부터 다수병력을 투입해 경계력 보강 일환 불모지 조성, 지뢰매설, 전술도로 보강, 대전차 방벽으로 보이는 미상 구조물 설치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사진은 대규모 병력을 투입한 북한군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합동참모본부는 지난해 6월 18일 오전 8시 30분께 중부전선 비무장지대 내에서 작업하던 북한군 수십명이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해 우리 군의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에 북상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지난 4월경부터 다수병력을 투입해 경계력 보강 일환 불모지 조성, 지뢰매설, 전술도로 보강, 대전차 방벽으로 보이는 미상 구조물 설치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사진은 대규모 병력을 투입한 북한군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9월 전방부대에 '군 지도와 유엔사의 군사분계선(MDL) 기준이 다르면 더 남쪽을 채택해 대응하라'는 변경된 MDL 침범 기준 지침을 전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22일 "우리 군은 지난해부터 현장에 식별된 MDL 표지판을 최우선 적용하되, MDL 표지판이 식별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군사지도상 MDL과 유엔사 MDL 표지판 좌표의 연결선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조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의 정전협정 위반행위 발생 시 현장 부대의 단호한 대응과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리 군은 지난 2004년 미국 국립지리정보국(NGA)과 함께 원본지도상 MDL을 실제 지형과 일치시키는 작업을 추진해 현재 지도에 적용하고 있다. MDL 표지판을 우선으로 적용하되, 식별이 어려울 경우 군사지도 MDL 좌표선을 적용하고 있다.



유엔사 기준선은 2014~2015년도 측정값에 기반해 2016년 확정됐다. 현재 두 지도 사이의 MDL 위칫값 불일치 비율은 약 60% 정도이며, 일부 지역에선 MDL 위칫값이 남북으로 수십m가량 차이가 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은 이날 알려진 변경된 MDL 침범 기준 지침에 대해 지난해 6월 북한군이 전방지역 작업 간 MDL을 침범하면서부터 이같은 작전지침을 내렸다며 오래전부터 적용돼 왔다는 사실 거듭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지침을 적용한 것은) 사실 작년 6월부터가 아니라 어떻게 보면 오래된 일"이라며 "작년에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6월에 발생했고 이를 기점으로 작전지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계작전 지침서에 반영된 것은 올해 9월부터"라며 "경계작전지침서 갱신은 연말이나 특정시기에 소요가 모이면 전반적으로 검토를 해 이뤄진다. 연이어 발생하는 문제들로 봤을 때 지난해 6월 적용했던 지침을 경계작전 지침서에 명기하는게 좋겠다고 해서 (명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표지판이 유실되면서 남북이 생각하는 MDL 지도 지점의 위치가 다른 부분에 대해선 양측이 스스로 측정한 방식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이 부분을 협의해 일치해 나가야는데 북한이 일단 호응이 없고 연락할 방법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간 군사회담이든 어떤 형태로의 대화가 있어야만 우발적인 충돌을 막아낼 수 있다"며 "이러한 노력을 국방부와 합참에서는 지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내년 3월 북한군의 작업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최적의 대응 방안을 고민해 나간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군의 MDL 침범시 작전 수행절차에 따라 일체의 양보 없이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은 지난 2023년 12월 김정은이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언급한 이후 지난해 4월부터 불모지 및 전술도로 개설 등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며 "올해는 2년차로 전방 10여개소에서 3~11월 작업을 했고 12월부터는 동계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군의 MDL 인접지역 작업 횟수는 공개된 바와 같이 26차례로 작년 9회, 올해 17회로 두배 가량 증가했다"며 "MDL 인식차가 있는 상황에서 불모지 및 지뢰지대 집중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군 관계자는 또 "우리 군은 북한군의 MDL 침범시 교전수칙에 따라 원칙적 대응하고 있으며, 방송을 2400여회 실시했다"며 "작업 시에는 경고사격 21건, 36차례를 통해 모두 MDL 이북으로 북상 퇴거시켰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부터 DMZ 내 요새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지난 2023년 말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관측됐다. 하지만 북한은 요새화 작업 과정에서 올해 3월부터 현재까지 총 16차례 MDL을 침범했고 특히 지난달에만 10건이 집중 발생했다.

최근 국방부는 북한군의 MDL 침범 횟수가 늘어나자, 접경지대에서의 남북간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MDL 기준선 설정을 논의하는 군사회담을 북측에 제안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 제안에 지금껏 응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달 17일 이후에도 4차례 더 MDL을 침범한 것으로 확인됐다.

MDL은 지난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이후 설정된 휴전선이다. 당시 1292개의 경계 표식물이 설치됐다. 하지만 72년여의 세월이 지나면서 비와 바람 등 자연적 작용 등으로 인해 유실됐고, 현재 이 가운데 200여 개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와 유엔사는 상호 간극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에 따라 내년부터 MDL 기준선을 명확하게 일치시키는 보정 작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합참 관계자는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의 정전협정 위반 행위 발생 시 현장 부대의 단호한 대응과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지난해부터 현장의 '식별된 MDL 표지판'을 최우선으로 적용하고 있다"라며 "MDL 표지판이 식별되지 않는 지역에선 군사지도와 유엔사 표지판 좌표의 연결선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조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합참이 지난해 12월 23일 언론에 배포한 '최근 북한군 동향' 자료를 통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1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으며, 북한군은 교대 또는 증원 파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또한 남북 군사분계선(MDL) 일대 경계를 강화하면서 대남 풍선 부양 준비를 이어가고 있으며, 연말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급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사진은 전기철책 설치를 위한 애자 모습. 합참 제공
합참이 지난해 12월 23일 언론에 배포한 '최근 북한군 동향' 자료를 통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1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으며, 북한군은 교대 또는 증원 파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또한 남북 군사분계선(MDL) 일대 경계를 강화하면서 대남 풍선 부양 준비를 이어가고 있으며, 연말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급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사진은 전기철책 설치를 위한 애자 모습. 합참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