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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대형마트 턴 '산타들'…"훔친 식료품, 필요한 이웃에 나눠줄 것"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2 08:09

수정 2025.12.22 08:08

'현대판 로빈 후드' 주장하는 캐나다 단체
"인플레 구실 삼아 대형마트가 폭리 취해"
캐나다 대형마트에 나타난 '산타' 도둑/사진=soulevementsdufleuve 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
캐나다 대형마트에 나타난 '산타' 도둑/사진=soulevementsdufleuve 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캐나다에서 산타 복장을 한 무리가 한밤중 한 대형마트에서 수백만원어치 식료품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훔친 식료품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겠다고 밝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로뱅 데 뤼엘'(Robins des ruelle·골목의 로빈들)라는 이름의 단체는 전날 '배고픔이 수단을 정당화할 때'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훔친 식료품을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현대판 로빈 후드'를 자처하는 이 단체는 빨간 옷을 입고 새하얀 수염을 단 '산타' 복장으로 캐나다 몬트리올의 한 대형마트를 찾아 수천달러(수백만원)어치 식료품을 훔쳐 달아났다. 로빈 후드는 부유층의 재산을 훔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영국 민속 속 의적으로 한국의 홍길동과 유사한 의적 전통을 가진 인물이다.



이 단체는 대기업의 폭리로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구하기 어려운 생활비 위기를 강조하기 위한 퍼포먼스라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구실 삼아 기록적인 수익을 올리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서 음식을 사기 위해 점점 더 힘들게 일해야만 한다"며 "기업들이 최대한 이익을 챙기기 위해 점점 더 시민들을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훔친 식료품 중 일부는 누구나 가져갈 수 있도록 광장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에 두고, 나머지는 지역 푸드뱅크를 통해 취약계층에 배분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온타리오·퀘벡주에서 8개 주요 식품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 메트로는 성명을 통해 "절도는 범죄 행위이며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경찰은 해당 절도 사건을 수사 중이지만 아직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