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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채식해 나온 '레시피'인데"…정위 스님 국수 도용에 제작진 '무응답'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2 14:10

수정 2025.12.22 14:10

채식 요리법으로 만든 정위 스님 국수. /사진=정위스님 유튜브 채널 캡처
채식 요리법으로 만든 정위 스님 국수. /사진=정위스님 유튜브 채널 캡처

[파이낸셜뉴스] 유튜브를 통해 채식 요리법을 소개해 온 정위스님 측이 방송사에서 레시피를 무단 도용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위스님의 유튜브 채널 게시판에 지난 21일 긴 입장문이 올라왔다.

게시판에는 "지난 7일 모 종편 채널에서 정위스님의 잔치국수와 똑같은 요리가 방송됐다"며 "국물에 통감자를 반 갈라 넣고, 구기자가루로 간하고, 시금치를 생으로 얹어 뜨거운 국물을 끼얹는 등 정위스님의 독창적인 방식과 똑같았고, '더보기' 속 레시피의 재료와 양까지 동일했다"고 짚었다.

이어 "수십년 정위스님의 채식 생활을 통해 만들어진 요리가 한순간에 연예인의 요리로 탈바꿈된 걸 보니 너무나 황당하고 정위스님께도 몹시 죄송스러웠다"며 "사실관계를 파악하고자 방송국 시청자 게시판에 문의도 하고 방통위에 권리침해 심의를 신청했고 내용 증명도 보냈지만 제작진은 묵묵부답이라 답답하다"고 전했다.

게시판에는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영상의 '더보기'에 저작권 표기를 했다"며 "이것만으로 레시피 베끼기를 막을 수 없겠지만, 스님의 창작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는 해야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독자님들이 정위스님의 요리를 따라 하시거나 출처를 밝히고 공유해주시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환영하지만, 출처 없이 요리를 무단 도용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일은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위스님 국수레시피(왼쪽)와 모 방송 출연자가 소개한 레시피. /사진=정위스님 유튜브 채널 캡처
정위스님 국수레시피(왼쪽)와 모 방송 출연자가 소개한 레시피. /사진=정위스님 유튜브 채널 캡처

정위스님은 건강 식재료와 제철 채소로 식사를 만들면서 책과 유튜브를 통해 소개해 오고 있다.

정위스님 측에서 문제를 제기한 방송은 지난 7일 방영됐다. 유명 연예인이 자신만의 레시피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튜브 채널 게시판에는 정위스님 레시피와 연예인이 소개한 레시피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모두 올라와 있다. 물의 양부터 다시마, 마른 표고버섯 개수까지 동일하다. 구기자가루나 생 시금치를 넣는 이색적인 조리법도 똑같다.

레시피룰 무단으로 사용한 의혹이 커지면서 네티즌들은 해명을 요구하는 의견을 올리고 있다.


해당 연예인을 향해선 "완전 똑같이 베끼고 자기 것인양 양심도 없다"거나 "레시피가 좋아서., 알려주고 싶어서 가져왔다고 왜 말을 못하냐"라고 지적했다.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침묵하는 제작진울 향해서도 비판 글도 달렸다.


한 네티즌은 "’제작진의 묵묵부답‘은 ’나 몰라라‘일까, ’제 발 저림‘일까 그 부분이 걸린다"면서 " 어느 쪽이건 뒤늦게라도 책임전가 하지 말고 책임을 졌으면 싶다"고 강조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