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한은 노조 “이창용 총재 정책은 잘 했다···근데 직원 처우는”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2 18:18

수정 2025.12.22 18:15

조합원 117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발표
정책 실적 ‘매우 우수’ 13%, 우수는 48%
물가안정·금융안정 정책에 대해서도 긍정 평가
하지만 급여·복지 등 내부 처우는 문제로 지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안경을 올려쓰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안경을 올려쓰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 직원들이 이창용 총재가 3년반 넘는 재임 기간 동안 추진한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 덕에 한은의 국내외 위상도 올라갔다고 봤다. 하지만 급여·복지 등 직원들에 대한 내부적인 처우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의견이 상당했다.

22일 한은 노조가 공개한 ‘이창용 총재 평가를 위한 한은 노조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3%가 이 총재 정책 실적에 대해 ‘매우 우수’를 매겼다. 우수(48%)까지 합치면 61%가 긍정 평가를 내렸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1월24~12월5일 조합원 117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물가안정 정책이 효과적으로 이뤄졌나’는 질문에 대해선 매우 그렇다(10%)와 그렇다(41%)를 합쳐 과반이 넘었고 ‘금융안정 정책이 효과적으로 이뤄졌나’에는 매우 그렇다(10%), 그렇다(39%) 등 긍정 평가가 49%였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정치권과 업계의 움직임에 적절히 대응했나’라는 질문엔 보통(39%) 응답이 가장 많았다. 매우 그렇다(9%), 그렇다(33%) 등은 42%였다. ‘정책권한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 대해선 보통(37%), 그렇다(35%), 매우 그렇다(11%) 등 순이었다.

위상이 올라갔는지 관련해선 ‘국내 위상’은 매우 그렇다(22%), 그렇다(42%)를 합쳐 64%였고 ‘국제 위상’에 대해선 매우 그렇다(25%), 그렇다(37%) 등이 62%였다. ‘대외소통 활동이 효과적 통화정책에 이로웠나’라는 질문엔 40%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보통(29%), 매우 그렇다(17%)가 그 다음이었다.

‘내부경영 실적’에는 매우 우수(8%)와 우수(29%)를 합해 37%였고 보통이 44%로 가장 많았다. 종합평가에선 우수(42%)가 선두였고 보통(36%), 매우 우수(13%)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임금 등 처우 관련해선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다수였다. ‘급여는 총재 취임 이전 대시 개선됐나’라는 질문에 아니다(25%), 매우 아니다(10%) 등 부정 응답이 35%였다. 보통이 37%였다. ‘복지는 개선됐나’라는 물음엔 보통이 50%였고 그렇다(25%), 아니다(15%) 등이 뒤를 이었다.

강영대 한은 노조위원장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총재를 비추고 있는 동안 빛도 없이 묵묵히 땀 흘려 일하는 한은 직원들 자존심은 역사상 최악의 바닥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이후 5년 간 한은 임금은 4대 시중은행 평균 상승률 대비 11% 뒤처졌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총재는 국제기구나 해외 중앙은행 직원들이 이 같은 처우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그런데도 손발이 돼 일하는 직원들이 받고 있는 처우에 대한 구조적 개선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차·과장급 직원들 기준 연봉을 현 수준보다 3000만원이 늘어야 한다고 구체적 숫자를 제시하기도 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