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텐, 9700억 매출에도 성장 정체
스파오도 작년 수준 6000억대 예상
무신사, 오프라인 86% 늘어 급성장
‘노재팬 불황’ 회복한 유니클로
2년 연속 매출 1조원 넘기며 1위
스파오도 작년 수준 6000억대 예상
무신사, 오프라인 86% 늘어 급성장
‘노재팬 불황’ 회복한 유니클로
2년 연속 매출 1조원 넘기며 1위
가성비 소비에 힘입어 성장 중인 제조·유통 일괄(SPA) 패션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성장 속도를 높이는 무신사의 무신사 스탠다드와 일본 제품 불매운동(노재팬) 여파로 부진에 빠졌던 유니클로가 약진한 반면, 토종 SPA의 대표 주자들인 탑텐과 스파오는 작년에 이어 제자리 걸음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매출 기준 국내 상위 5개 SPA 브랜드의 올해 매출액은 4조원 안팎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조4280억원 대비 5000억원 가량의 성장이다.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곳은 무신사 스탠다드다.
국내 SPA 브랜드 1위인 유니클로 역시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2025년 회계연도(지난해 9월~올해 9월) 기준 매출액 1조3524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회계연도보다 27.5% 증가했다. 노재팬 여파로 6000억원대까지 떨어졌던 매출액이 완전히 회복하면서 2년 연속 1조원 매출을 달성했다.
노재팬 특수를 누리며 성장했던 신성통상의 탑텐은 올해 상대적으로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700억원 매출액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매출을 거둘 전망이다. 가성비를 앞세운 탑텐은 2020년 63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며 유니클로를 넘어 국내 SPA 브랜드 매출 1위를 기록했지만, 유니클로의 회복으로 성장이 정체된 것으로 분석된다. 탑텐은 올해 기준 매장 수는 667개로 양적 성장을 거듭해왔지만 내년에는 매장 수를 줄여 질적 성장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이랜드월드의 스파오 역시 지난해에 이어 6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유니클로를 제외하면 외국계 SPA 브랜드의 시장 내 입지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2010년대 국내 2위를 차지했던 자라는 지난해 기준 탑텐, 스파오에 밀려 매출 4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자라 매출액은 4598억원으로 올해 성장세를 보이지 못할 경우 무신사 스탠다드에 밀려 5위까지 내려 앉을 수도 있다.
무신사 등 국내 브랜드 성장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무신사 스탠다드는 올해 국내에서 급격한 외형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내년에는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는 등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 지난달 14일 첫 매장을 연 데 이어 중국에 5개 매장을 낸다는 목표다. 이르면 내년에는 국내 SPA 시장 1~2위권을 다툴 수도 있는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와 노재팬의 여파로 국내 토종 SPA 브랜드가 수혜를 입으면서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며 "국내 기업과 유니클로 등 글로벌 브랜드의 경쟁이 이어지며 전반적인 SPA 시장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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