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연말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증가하면서 숙취 해소 방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숙취가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 물질에 대한 복합적인 신체 반응이므로 특정 음식만으로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지만, 적절한 식단 선택이 회복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23일 의학계와 영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숙취는 단일 질환이 아닌 알코올과 그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 물질에 대한 신체의 복합적 반응으로 알려졌다. 알코올이 체내에서 대사될 때 간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는 강한 염증 반응을 유발하여 두통, 메스꺼움, 위장 장애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정 음식으로 숙취 완전 해소 어려워
이와 함께 수면 방해, 탈수, 혈당 변동, 뇌와 간, 장의 염증 반응까지 더해지며 여러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숙취 상태에서 어떤 음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회복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조언이 제시됐다. 공중보건 영양학자 엠마 더비셔 박사는 숙취 시 과식이나 공복을 피하고 위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에너지를 공급하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더비셔 박사는 숙취 시 과식하거나 아무것도 먹지 않는 극단적인 선택을 피하고 속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에너지를 공급하는 음식이 유용하다고 권고한다.
대표적인 숙취 해소 식품으로는 달걀이 꼽힌다. 달걀에는 숙취의 주요 원인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과정에 관여하는 아미노산인 시스테인이 풍부하다. 또한 달걀은 비타민D와 마그네슘, 필수 아미노산을 제공하여 음주로 저하된 체력을 회복하는 데 기여한다. 빵과 함께 섭취할 경우 술로 인해 불안정해진 혈당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아보카도. 술로 소모된 지용성 영양소 흡수 도와
여기에 아보카도를 곁들이면 영양 균형을 맞추는 데 이롭다. 아보카도에는 알코올 대사 과정에 관여하는 글루타티온과 건강한 지방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술로 소모된 지용성 영양소의 흡수를 돕는다. 숙취와 관련해 미량 영양소의 역할을 강조하는 연구도 있다 2019년 네덜란드 연구진은 아연과 비타민 B3 섭취량이 높은 사람들이 숙취 증상을 비교적 가볍게 경험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는 관찰 연구로서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으나 식단과 숙취 강도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아연이 풍부한 대표 식품은 굴이다. 굴은 소량만으로도 하루 권장 섭취량을 크게 초과하는 아연을 공급하며 염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오메가-3 지방산도 함께 제공한다.
또 알코올은 이뇨 작용을 촉진하여 칼륨과 같은 전해질을 빠르게 소실시키므로 바나나와 오렌지 같은 과일도 숙취 시 유용하다. 바나나는 체액 균형과 신경 기능 유지에 필요한 칼륨을 신속하게 보충해 주며 오렌지는 비타민 C 공급원으로서 피로 회복에 이바지한다. 사과에 함유된 펙틴 역시 일부 연구에서 알코올 흡수를 늦출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받고 있다.
베타글루칸 장 점막 보호하고 염증 완화
곡물 중에서는 오트밀이 숙취 관리에 효과적인 식품으로 평가된다오트밀에 풍부한 베타글루칸은 장 점막을 보호하고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며,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는 것을 방지한다. 따뜻한 죽 형태가 부담스럽다면 오트를 스무디에 갈아 섭취하는 방법도 있다.
전문가들은 숙취를 줄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원칙으로 공복 음주를 피하고 음주 전후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며 단백질과 비타민, 전해질을 고루 보충할 것을 강조한다. 숙취를 완전히 없애는 마법 같은 음식은 없지만, 몸의 회복을 돕는 식단 선택만으로도 다음 날의 불편함은 한결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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