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법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는)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대통령 취임 이후 인연이 끊어졌고,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를 무시했다”는 진술을 했다. 전씨는 통일교 쪽에서 선물한 명품 가방과 목걸이를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는 지난 22일 오후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창욱 경북도의원과 브로커 김모씨에 대한 4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박 의원은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씨에게 공천을 청탁한 혐의로 지난 9월 재판에 넘겨졌고 브로커 김씨는 국세청장 임명, 인수위 파견, 경찰 인사, 청와대 특별감찰반장 인사 등을 전씨에게 부탁했다고 지난달 법정에 나와 인정했다.
전씨는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제가 언론에 비춰지면서 언론사들이 저희 집을 그냥 습격하다시피 했다"면서 "그래서 집에서 못 있고 밖에 나와 있었는데 그때 당시에도 저에 대한 배려를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해준 게 아니라 저하고는 ‘완전 관계 없다’ 선을 그어서 사실상 그쪽(윤 전 대통령 부부)하고 인연이 일찍 끊어졌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검이 ‘2022년 7월 김 여사에게 통일교에서 받은 샤넬백을 전달하지 않았냐,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인연이 끊어졌다고 할 수 있냐’고 신문하자 전씨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 저는 전화 연결 자체를 수신 거부했다. 저는 그 사람이 대통령 되기 전부터도 ‘과거보다 많이 달라졌다’고 느껴서 ‘저 사람과 앞으로 대화하면 안 되겠구나’ 싶어 끊었다"며 "김 여사도 변해가기 시작했지만, 인정이 가는 부분이 있어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김 여사가 대선 이전부터 검찰 조사받으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고 체중이 10㎏씩 빠지면서 공황상태에 빠진 걸 알고 있었다"면서 "당시 저한테 전화하면 평균 3시간씩 전화 붙잡고 (김 여사가) 본인의 하소연을 했다. 그게 걱정이 돼 사실 그 사람(김 여사)에 대한 (힘든) 부분 들어주는 쪽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대통령 되고 나서 현저하게 다 떨어져서 통화 안 하는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또 “통일교든, 뭐든 나한테 뭔가 해줬던 사람은 은혜를 갚는다. 근데 이 사람들(윤 전 대통령 부부)은 고마워할 줄 모른다”며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이니 국민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그때 당시 (김 여사는) 정신과 약 먹고 좋아지면 통화하고 안 좋으면 아예 안 했다. 정신 좀 차리면 ‘고맙다’고는 해줘야 할 거 아니냐. 신세를 져 놓고 ‘쌩’을 까냐. 실질적으로 유대관계를 유지해나간 적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씨의 말에 특검 쪽이 전씨에게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왜 고마워해야 하냐’는 취지의 질문을 하자 그는 “10가지 잘해주고 한 가지 잘못되는 경우가 있지만, 10가지 못해도 하나 잘되는 경우도 있다"며 "제 입장에선 저 사람들(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정말 10가지 잘못됐다 하더라고 한가지 잘해서 인생 변화를 일으켰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 사람들(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무시당할 정도 행동하지 않았는데, 나를 무시했다. 무시 받는 것에 대해서 (윤 전 대통령 부부도) ‘무시당한 만큼 그만한 대가를 받아라’라고 그랬다”고 답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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