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1% 육박…사상 최고
비은행 대출 연체율(2.10%), 은행(0.19%) 10배 달해
매출 3000만원 미만 사업자, 비은행 대출 절반 이상
은행 가계부채 관리 강화 이후 카드론 등 의존도 커
"고금리·경기부진에 연체율 안정되기 어려운 상황"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지난해 개인사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특히 고금리와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은행 대출 비중이 높은 매출 3000만원 미만 영세 사업자와 청년층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23일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일자리행정통계 개인사업자 부채'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98%로 전년(0.65%)보다 0.33%포인트(p) 상승했다. 연체율은 전체 대출 금액 중 3개월 이상 상환되지 못한 연체액 비율을 뜻한다.
연체율은 2019년 0.42%, 2020년 0.40%, 2021년 0.31%, 2022년 0.36%로 안정세를 나타내다 2년째 급등세를 나타내며 1%에 근접했다.
특히 매출 규모가 작은 영세 사업자 층에서 연체율이 수직상승했다.
매출액 3000만원 미만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2023년 1.28%에서 2.03%로 급등했다. 매출액 3000만~5000만원(0.59→0.78%), 5000만~1억원(0.57→0.71%) 사업자들도 상대적으로 연체율과 상승폭이 높았다.
반면 매출액 1억~1억5000만원(0.46→0.61%), 1억5000만~3억원(0.41→0.64%), 3억~5억원(0.35→0.41%), 5억~10억원(0.30→0.40%), 10억원 이상(0.22→0.28%) 구간에서는 상대적으로 연체율과 상승폭이 낮았다.
국가데이터처는 연체율 상승 이유로 2022년 말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과 불경기를 꼽았다. 또 소상공인들은 비은행 대출 비중이 높아 연체율 상승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 3000만원 미만 개인사업자의 평균 대출액은 1억1584만원이었는데 이 중 비은행 대출(5872만원)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비은행 대출 비중은 지난해 49.6%에서 올해 50.7%로 높아졌다.
반면 사업 규모가 클수록 비은행 대출의 비중이 훨씬 낮았다. 매출액 3억~5억원은 비은행 대출 비중이 37%, 5억~10억원은 32%, 10억원 이상은 23%에 불과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은행권(0.19%)보다는 비은행권(2.10%)에서 훨씬 높았다. 은행 대출은 연체율이 2023년 0.13%에서 0.19%로 소폭 상승했지만 비은행 대출은 1.38%에서 2.10%으로 급등했다.
매출액 3000만원 미만의 경우 비은행 대출 연체율은 2023년 2.29%에서 2024년 3.57%로 수직상승했다. 차주수를 기준으로 한 연체율의 경우 지난해 3.36%에서 4.99%까지 치솟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29세 이하 청년층 개인사업자의 취약성이 가장 컸다. 29세 이사 사업자의 비은행 대출 비중은 45%에 달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비은행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69%에서 올해 2.38%로 상승했다.
최근 몇년간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되면서 영세 사업자들과 청년층은 카드론 등 비은행 대출에 대한 의존도를 키웠다. 올해까지 지속되고 있는 경기 부진과 고금리는 이들 계층에 가장 큰 타격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연체율 상승으로 민생뿐 아니라 금융 안정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9월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신용카드사 대출자산 연체율이 올해 1분기 말 2.3%로, 2014년 이후 가장 높았다. 대출자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카드론의 경우 2021년 말 1.7%에서 올해 2분기 말 2.4%까지 상승했다. 한은은 지난해 이후 신규 차주에서 저소득자와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1개월 이상 연체된 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금액은 1조4830억원으로 연초 대비 26% 이상 증가했다. 연체율은 2024년 말 2.4%에서 올해 8월 3.3%로 급등했다.
최재혁 국가데이터처 행정통계과장은 "2022년 말부터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며 "코로나19 유행 때는 저금리에 정책자금도 투입되면서 대출이 많이 늘었는데, 금리가 오르고 가계부채 관리가 강화되고 경기 회복도 잘 안되면서 연체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재혁 과장은 "금리가 높으면 은행권보다 비은행권에 영향을 더 큰 영향을 주다보니 비은행권 대출 비중이 높은 사업자들의 연체율이 확 높아진 상황"이라며 "이것이 회복되려면 금리가 낮아지거나 경기가 좋아져야 하는데 둘 다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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