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승무원 꿈꾸던 11세 소녀, 장기기증으로 4명 살리고 떠나 [따뜻했슈]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3 11:20

수정 2025.12.23 11:20

기증자 故 김하음 양.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뉴시스
기증자 故 김하음 양.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승무원을 꿈꾸던 11세 소녀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2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하음 양(11)는 지난달 7일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에서 폐장·간장·양측 신장을 기증해 4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하음 양은 지난 8월 잠을 자던 중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한 이후 증상이 지속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뇌수막염 진단 후 하음 양은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하음 양이 다시 깨어나기만을 기도했으나 몸 상태가 점점 악화해 회복이 어렵다는 의료진의 말에 기증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됐다고 한다.



가족들은 사람을 좋아하고 언제나 남을 돕기를 좋아하던 하음 양이 다른 사람을 살리는 아름다운 일을 하고 가는 것이 하음 양이 이 세상에 주고 가는 마지막 선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또 그 선물을 받은 수혜자가 건강을 찾는다면 마음의 위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가족들은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충남 천안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하음 양은 유난히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했던 사랑스러운 아이였다고 한다.


사람들 앞에서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밝고 활동적인 성격을 가진 하음 양은 여행을 좋아해 비행기를 타고 여러 나라를 다닐 수 있는 승무원을 꿈꿨다고 한다.

하음 양의 어머니 양아름 씨는 "하음아. 잘 지내고 있어? 너를 먼저 보내서 엄마가 너무 미안해. 하늘에서는 하음이가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면서, 편하게 지내. 엄마는 하음이가 준 따뜻했던 마음을 간직하면서 잘 지낼게. 우리 다음에 꼭 다시 만나서 오래오래 함께 지내자. 너무 보고 싶고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은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