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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 사실상 영구퇴출, 터키선 '시즌 2호골'... 황의조의 기묘하고 불편한 '마이웨이'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3 11:21

수정 2025.12.23 11:20

알라니아스포르 황의조, 카심파샤전 선제골... 시즌 2호포 가동
지난 9월 KFA '준 영구제명' 조치에도 해외 커리어는 '이상 무'
내 복귀 길 막혔지만 2027년까지 계약... 계속될 '불편한 활약'
튀르키예 리그에서 뛰는 황의조가 시즌 2호골을 터트렸다. 뉴시스
튀르키예 리그에서 뛰는 황의조가 시즌 2호골을 터트렸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무대 복귀가 사실상 원천 봉쇄된 황의조(33·알라니아스포르)가 튀르키예 리그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사법 리스크와 협회의 중징계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해외에서의 선수 생명은 여전히 유효함을 증명한 셈이다.

황의조는 2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안탈리아의 게인 파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 쉬페르리가 13라운드 카심파샤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시즌 2호골을 터뜨렸다. 지난달 4일 겐칠레르빌리아전 이후 약 50일 만에 맛본 골맛이다.

이날 2선 공격수로 나선 황의조는 0-0으로 맞선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팀은 후반 연속 실점하며 1-2로 역전패했으나, 황의조는 후반 42분 교체될 때까지 전방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현재 황의조는 한국 축구계의 행정적, 법적 테두리 밖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9월 입장문을 통해 황의조에 대해 사실상 '준 영구제명' 조치를 내린 바 있다. 협회 규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유예된 자는 그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20년 동안 국가대표 선발 및 협회 주관 대회의 등록이 불가능하다.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이 유지되면서 황의조의 국내 축구계 퇴출은 확정적인 상황이다. 내년 만 33세가 되는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국가대표 자격 박탈은 물론 K리그를 포함한 국내 지도자 활동 등 모든 길이 막혔다.

그러나 이 징계의 효력은 '대한축구협회 관할' 내에 국한된다. FIFA(국제축구연맹) 규정에 따라 튀르키예 리그에서 뛰는 선수의 자격을 KFA가 박탈할 근거는 없다. 협회 관계자 역시 "해외 구단에서의 활동은 우리 협회의 징계 대상이 아니며 관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의조와 알라니아스포르의 계약 기간은 2027년 6월까지다. 국내에서의 '사회적 선고'와 무관하게, 그는 앞으로도 1년 반 이상 유럽 1부 리그 무대를 누빌 예정이다.
태극마크는 반납했지만 프로 선수로서의 커리어는 유지되는, 황의조의 기묘한 '마이웨이'는 계속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