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5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관세 타격받는 6개 업종 중 4개 이자보상배율 하락
금속제품, 석유화학에 대한 영향이 커
수출기업들 유동성 대응 역량도 미흡한 것으로 평가
관세 타격받는 6개 업종 중 4개 이자보상배율 하락
금속제품, 석유화학에 대한 영향이 커
수출기업들 유동성 대응 역량도 미흡한 것으로 평가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품목관세가 부과되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은 6개 업종을 대상으로 올해 말 기준으로 이자보상배율을 시산해본 결과 석유화학은 -1.0배로 마이너스 전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말(2.3배) 대비 대폭 저하된 수치다.
자동차(6.6배→ 5.1배), 기계장비(4.2배→ 1.9배), 금속제품(3.6배→ 2.9배) 등도 하락이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미 관세정책 등으로 국내 기업들 수출 실적이 악화되면 이자지급능력도 저하될 여지가 크다”며 “금속제품과 석화는 대미 수출 감소보단 글로벌 공급과잉 등 구조적 문제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고 조선 및 반도체가 포함된 운송장비, 전기전자는 개선이 예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자지급능력 저하가 현실화되면 신용경계감 강화와 기업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한은 지적이다. 특히 해당 업종 내에서도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은 부실 위험이 빠르게 증가할 우려가 크다.
문제는 기업들 유동성 대응 역량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실제 총 2721개 기업(대기업 1426곳, 중소기업 1295곳)을 대상으로 단기부채 상환능력을 표시하는 유동비율을 분석한 결과 2022년 이후 올해 2·4분기까지 주요 수출업종 전반, 특히 금속제품과 석화 등에서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현금성자산비율 역시 금속제품과 석화뿐 아니라 자동차, 기계장비, 운송장비, 전기전자 등 모든 업종에서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관세 충격이 본격화되기 이전 시점을 기준으로 해도 수출 기업들 유동성 대응능력이나 차입구조 안정성이 저하돼왔다”며 “특히 금속제품이나 석화의 경우 그 정도가 타 업종에 비해 크고 향후 이자지급능력 하락도 예상돼 높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한은은 기업들이 이자를 낼 능력이 없어지면 금융기관 자산건전성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경고했다. 또 한은 관계자는 “수출업종 신용위험 확대가 부각될 경우 회사채를 통한 기업들 자금조달 경로가 어려워져 (기존 부채에 대한) 차환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업 신용리스가 유동성 리스크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이 여파가 퍼질 여지는 크지 않다며 무역장벽 대응 방안으로 △공급망 다변화 및 경쟁력 강화 △안정적인 신용공급 노력 지속 △정책자금 지원, 무역보험 확대 등을 제안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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