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100배 강력"… 트럼프, 전함 건조로 해군력 우위·中 견제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3 18:12

수정 2025.12.23 18:12

전함 20~25척 '황금함대' 구축
냉전때 퇴장한 거대전함 재도입
항모 3척·잠수함 15척 건조 중
대만해협 충돌 대비 억지력 확보
"100배 강력"… 트럼프, 전함 건조로 해군력 우위·中 견제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현대식 군함 20~25척으로 구성된 새로운 함대 구성, '황금 함대'(Golden Fleet) 구축 계획을 발표한 것은 중국의 패권 도전에 대응하고, 미국의 해상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해군력 우위를 확보해 중국의 '확장주의' '현상변경 시도'에 맞설 억지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또 이를 통해 조선업 등 제조업을 되살리겠다는 의지도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황금 함대'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황금함대는 3만~4만t의 "가장 크고, 가장 견고하며, 가장 중무장한 함정"을 기함으로 도입하게 되며, 전체 20~25척으로 구성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는 함포뿐 아니라 미사일, 극초음속 무기, 전자기 레일건, 고출력 레이저, 그리고 핵무기(핵탄두를 실은 해상발사 크루즈 미사일)까지 탑재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군함들은 "인공지능으로 제어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첨단 지능형 '무적 전함'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함정들을 미국에서 건조한다. 해군이 민간 기업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며 "다음주에 나는 주요 방산 업체들과 만나 생산 일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현대식 함대로 전투력 강화

그는 일단 2척을 먼저 건조하고, 궁극적으로는 20~25척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첫 트럼프급 전함의 이름은 'USS 디파이언트(Defiant·도전 또는 반항의 의미)'로 정했다. 또 대형 항공모함 3척을 건조 중이며, 잠수함도 12~15척 건조 중이거나 건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빠르고 가장 크며 현존하는 어떤 군함보다도 100배는 더 강력할 것"이라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하루 평균 4척 이상의 선박(군함)을 건조했다"며 "그런 능력을 우리가 잃게 된 것은 비극이며, 우리는 조선 능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조선업이 쇠락하면서 군함 건조 능력이 떨어진 사이에 군함 건조를 늘린 중국에 해군력을 따라 잡혔다는 게 미국 판단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황금함대의 특징은 냉전시대 이후 퇴장한 '거대 전함(Battle Ship)'의 재도입이다. 함정을 크루즈 미사일과 극초음속 무기, 전자기 레일건, 고출력 레이저 등으로 무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전함 함포가 공격 반경 측면에서 항공모함 함재기와 구축함의 미사일에 밀려나면서 육중한 전함 건조는 1994년이 마지막이었다. 현재 미 해군의 주력함은 알레이버크급 구축함(배수량 약 9500t)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거대 전함들을 되살려 해상역량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NSS에서도 남중국해 지적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관여한 이번 황금함대 구상은 중국의 '해양굴기', 날로 커지는 중국의 해군력을 견제하기 위해서이다. 미 해군을 질적·양적 측면에서 강화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주변에서의 중국 해군과의 충돌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백악관은 이달 초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전세계 해상 운송량의 3분의 1이 매년 남중국해를 통과한다"며 이 곳에서의 "유리한 재래식 군사 균형이 전략적 경쟁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만 해협의 현상 유지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어떤 시도도 지지하지 않는다"며 "제1도련선 어디서든 침략을 저지할 수 있는 군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지목한 것이다.

백악관은 "경쟁국 중 어느 한 국가가 남중국해를 장악할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잠재적 적대 세력이 세계 최대의 상업 항로 중 하나에 통행료 체계를 부과"하거나 "마음대로 폐쇄"할 경우를 우려했다.
중국을 상정하면서, 백악관은 억지력을 갖추기 위해 "해군력 등 군사력에 대한 추가 투자"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것이다.

prid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