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
조기 중의원 해산에는 명확한 입장 안 밝혀
내년도 예산안 가시화되는 내년 3월 하순까지는 신중 모드
조기 중의원 해산에는 명확한 입장 안 밝혀
내년도 예산안 가시화되는 내년 3월 하순까지는 신중 모드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중일 갈등에도 7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23일 연립정권 확대나 조기 중의원 해산 가능성에 대해 "여러 선택지 가운데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내년도 예산안이 확정되는 내년 봄이 정권 운영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내다봤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경제·외교·안보 정책 추진에 정치적 안정은 필수"라며 이같이 답했다.
현재 다카이치 내각은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연정을 구성하고 있다. 자민·유신 연립 정권은 중의원에서 과반(465석 중 233석)을 차지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의석 확대를 노리고 중의원 해산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다카이치 내각이 안정적인 정권 운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연립 구도 확대 △중의원 해산을 통한 여당 승리 등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중의원 의원 정수 감축을 둘러싸고 연정 불안정성을 드러냈다. 일본유신회 간부들 사이에서는 연정 탈퇴를 시사하는 발언도 나왔다. 정권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다카이치 총리가 연정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연립 확대 가능성에 대해 "상대 의향도 있기 때문에 언급할 수 없다"고 답했다. 현재 연정 후보로 지난 16일 확정된 올해년도 추가경정예산안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민주당과 공명당이 거론된다.
특히 국민민주당은 자민당과 연정에 거의 근접한 상태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민당은 국민민주당이 주장해 온 소득세 비과세 기준 상향 조정에 대해 합의했으며 국민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 성립에도 협력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조기 중의원 해산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현재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것은 추가경정예산의 집행"이라며 "국민들이 물가 대응과 경제 정책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전력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내년도 예산안 확정이 가시화되는 내년 3월 하순 무렵까지는 중의원 해산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을 보여준 것이라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내년에는 대형 선거가 없고 중의원 의원 임기는 오는 2028년 10월까지다.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의 입지 안정 역시 정권 운영에 필수적이며 그 분기점 또한 내년 봄에 도래한다.
일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4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기 전까지 대중 관계에서 돌파구를 찾고 싶다는 인식이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관계가 가까워지면서 일본이 경제·안보 측면에서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악화된 중일 관계에 대해 일본은 아직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명확한 지지를 얻지 못한 상태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과의 전략적 호혜 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해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은 일관돼 있다"고 말했다. 내년 11월 중국 선전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중일 정상은 매년 가을 회담을 갖는 것이 관례로 자리 잡은 만큼 일본 측은 대화를 위한 환경 조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조기 방미에 대해 의욕을 나타내면서도 "각자의 사정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잘 조율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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