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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할아버지가 아파트 지어요"...어쩌다 이렇게까지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4 13:53

수정 2025.12.24 13:52


아파트 건설현장. 연합뉴스
아파트 건설현장.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건설현장의 고령화가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이제는 10명 중 3명가량이 60대 이상으로 채워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70대 이상 근로자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인력 없이는 현장이 돌아가지 않는 가운데 고령화가 건설 현장을 빠르게 덮치고 있는 것이다.

24일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최근 발표한 '건설 기능인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60대 이상 비중이 29.4%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달(28.4%) 대비 1.0%p 증가한 수치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8월(29.5%)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공제회 통계를 분석하면 최근 들어 60대 이상 기능인력 비중이 30%대에 근접하고 있다. 60대 이상 비중은 지난 2020년 말에 20%대를 돌파했다. 이후 2021년 말부터 20%대 중반으로 상승했고, 올해 초반에는 26%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8월 29.5%, 9월 29.0%, 10월 28.4%, 11월 29.4% 등 최근 들어 30%대 벽마저 돌파할 기세다.

더 심각한 것은 건설 현장이 크게 줄면서 현장에서 근무하는 기능인력이 감소하는 가운데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올 11월 기능인력은 136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만5000명 감소했다. 건설 기능 인력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올 1월부터 11월까지 11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장이 줄면서 일손이 달리지 않는 상황"이라며 "결과적으로 젊은 층의 현장 기피가 더 심화 되면서 그 자리를 고령층이 차지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더 절실하다. 대형 건설사에서 잔뼈가 굵은 한 공사 팀장은 "젊은이들이 아예 건설 현장을 찾지 않고 있다. 고령화가 무척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의 경우 양질의 기능공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본사 현장 관리자와의 소통도 원활하지 않아 효율성도 떨어지고 있다"며 "또 혈압 등 건강 조건이 충족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면서 인력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안전관리가 중요해지면서 현장마다 업무 전에 기본 건강체크가 일상화 돼 있다.
기본 건강 체크 단계에서 조차 통과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충권 한국건설연구원 부원장은 "현재 추세가 유지될 경우 60대 이상 건설 기능인력 비중이 10년 후에는 60% 이상, 20년 후에는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고령화로 인해 건설업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노동집약적 산업인 건설업은 타 산업에 비해 고령화의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고령 건설근로자 숙련도 향상 지원체계 구축, 외국 인력의 합리적 활용과 관리체계 구축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