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정' 윤영호측 2차 조사 불발…특검 진술 번복에 경찰 수사 난항
통일교 정치권 로비 '키맨' 前 IAPP 회장도 피의자 입건…4시간째 조사
경찰, 한학자 3시간 재조사…'통일교 로비 핵심' 윤영호 무산(종합)'개인사정' 윤영호측 2차 조사 불발…특검 진술 번복에 경찰 수사 난항
통일교 정치권 로비 '키맨' 前 IAPP 회장도 피의자 입건…4시간째 조사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김동한 수습기자 = 경찰이 24일 구치소를 찾아가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의 정점인 한학자 총재를 3시간 동안 조사했다.
이번 의혹을 촉발한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을 상대로 한 조사는 불발됐다.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낮 12시까지 서울구치소를 찾아 구속 수용된 한 총재를 조사했다. 지난 17일에 이어 두 번째 조사다.
한 총재 측이 건강상 이유를 들어 장시간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본부장 측은 개인 사정으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구체적인 사정이 무엇인지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자 신분인 이들은 2018∼2020년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전 의원, 미래통합당 김규환 전 의원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현금과 명품 시계 등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경찰은 지난 11일과 17일 윤 전 본부장과 한 총재를 각각 접견해 의혹 전반을 캐물었으나 유의미한 진술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지난 12일 윤 전 본부장은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자신의 발언으로 촉발된 이른바 '정치권 로비' 의혹에 대해 "저는 그렇게 진술한 적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한 바 있다. 이날도 조사가 불발되면서 경찰 수사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경찰은 한 총재를 상대로 통일교 천정궁 등 10곳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출입 기록, 회계 자료 등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로비 정황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일 전 전 장관을 소환해 '마라톤 조사'를 벌이며 확보한 진술과 한 전 총재 진술을 대조하며 금품의 실체 파악에도 주력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TM(True Mother·참어머니) 특별보고' 문건 관련 조사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 주요 현안을 정리한 수천쪽 분량의 문건으로 금품 수수 당사자로 지목된 정치권 인사들의 이름이 여러 차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을 확보한 경찰은 한 총재가 이들 문건을 실제로 보고받았는지, 문건에 적힌 내용이 사실인지 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통일교가 정치권 인사들에게 접근하는 '통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송광석씨를 피의자로 입건해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조사하고 있다.
송씨는 통일교 산하단체 천주평화연합(UPF) 회장, 통일교 한국협회장 등 교단 주요 보직을 거쳤다. 2018∼2020년 통일교가 설립한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 회장도 맡았다. IAPP는 통일교의 정치권 인사 로비 창구로 지목되고 있다.
로비 활동에 깊게 관여한 '키맨'으로 알려진 송씨가 2019년 여야 정치인 10여명에게 1백만원 안팎의 후원금을 낸 영수증 내역 등도 수사망에 오른 상태다.
경찰은 통일교 자금이 전 전 장관은 물론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송씨와 IAPP가 중간책 역할을 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도 통일교 측의 '배달사고'에 송씨가 개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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