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무직' 30대男, 부모 폭행하다 형에게 맞자 가족 모두 살해…法, 무기징역 선고

안가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4 15:13

수정 2025.12.24 15:19

13일 오후 부천시 원미구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으로 지난 10일 경기 김포시 한 단독주택에서 60∼70대 부모와 30대 형 등 일가족 3명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3일 오후 부천시 원미구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으로 지난 10일 경기 김포시 한 단독주택에서 60∼70대 부모와 30대 형 등 일가족 3명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부모를 폭행하다 형에게 맞자 가족 3명을 모두 살해한 30대 남성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부장 여현주)는 24일 존속살해 및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6)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살인죄는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는 중대 범죄로, 한 번 침해된 생명은 어떤 방법으로도 회복할 수 없다”며 “피고인은 부모를 폭행하고 형이 훈계하려고 자신을 폭행하자 아버지와 형을 살해한 뒤, 귀가한 어머니까지 살해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 대상과 피해자 수, 피고인과의 관계를 종합하면 검찰이 사형을 구형한 점도 수긍할 부분이 있다”면서도 “재범 위험성 평가와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 정신병적 요인에 따른 재범 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기보다는 무기징역을 선고해 평생 숨진 가족들에게 속죄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선고 전 A씨는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라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토로했지만, 재판부는 “담담하고 차분하게 받아들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7월 10일 김포시 하성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60~70대 부모와 30대 형 등 가족 3명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당일 오전 아버지와 형을 먼저 살해한 뒤, 오후 외출 후 귀가한 어머니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범행 다음 날 “집 앞에 핏자국이 있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 자택에서 잠을 자고 있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무직 상태였던 A씨는 부모의 걱정 섞인 말을 듣고 폭행을 저질렀고, 형에게 맞자 악감정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A씨는 프리랜서로 웹사이트 제작 일을 하다 일감이 끊기면서 지난 6월 중순부터 부모 집에서 함께 생활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전 인터넷에서 ‘정신병 살인’ 등의 키워드를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재판 과정에서는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