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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월담 의원 체포 지시" 조지호, 尹 재판서 증언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4 15:05

수정 2025.12.24 15:05

"담 낮아 월담하는 사람 많아...월담 의원 불법이니 체포"
정치인·법조인 이름도 들어...'헤프닝' 판단 뒤 문건 찢어
조지호 전 경찰청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36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조지호 전 경찰청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36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조지호 전 경찰청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월담하는 의원들은 불법이니까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재차 증언했다.

조 전 청장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사건 36차 공판기일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특검 측이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과 여러 차례 통화한 내용을 묻자, 조 전 청장은 "기억하기 쉽지 않지만 처음에는 '국회 통제 관련해서 법적 근거가 없어서 곤란하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이후 "(윤 전 대통령이) 국회가 담이 워낙 낮고 쉽게 월담할 수 있고 월담하는 사람이 많아서 월담하는 의원들은 불법이니까 체포하라는 그런 말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증언은 조 전 청장이 앞서 지난 1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혐의 재판에서 했던 진술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화폰으로 6차례 전화를 받았고, 국회 통제를 지시받았다고 증언했다.

법적 근거가 없어 곤란하다고 하자 윤 전 대통령이 월담하는 의원 체포를 언급했다는 취지다.

조 전 청장은 또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통화 과정에서 체포 명단을 불러줬다며 일부 정치인과 법조인의 이름을 거명했다. 그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정청래 민주당 의원, 김명수 전 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김동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의 이름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조 전 청장은 또 계엄 당일 오후 7시 20분쯤 안가에서 윤 전 대통령을 만나 계엄 선포의 당위성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이 자리에서 국회와 민주당사 통제 계획이 담긴 문건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안가에서 귀가한 뒤 계엄 계획이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고 보고 지시 문건을 찢었다고 증언했다.

조 전 청장은 같은 날 오후 9시 50분께 처음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비화폰 전화를 받았고, 계엄 선포가 늦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속으로 '그럼 그렇지 이게 되겠냐'고 생각했다"며 "다음 날 10시에 예정된 마약 관련 회의 보고가 훨씬 더 제겐 중요했기에 그 자료를 공부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29일 김 전 장관을 증인으로 소환한 뒤, 김 전 장관과 조 전 청장 등 관련자들의 내란 혐의 사건과 윤 전 대통령 사건을 병합 심리할 계획이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