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철근까지 멈춘다.. 불황 맞은 철강업계, 연말 생산 중단 확산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5 14:09

수정 2025.12.25 16:35

연말 맞아 철근 생산·출하 중단
시황 회복 안될시 휴동 연장 가능성
동국제강 인천공장 철근 생산 공정. 동국제강 제공
동국제강 인천공장 철근 생산 공정. 동국제강 제공

철강사들이 건설업 불황에 따른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철근 생산을 일찍 중단하면서 연말을 마무리하고 있다. 철근 재고가 쌓이고 가격마저 크게 하락해 당장은 추가 생산이 무의미하다고 본 것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 인천공장은 지난 22일부터 연말까지 철근 생산을 중단한다. 동국제강 인천공장은 전기로 2기와 압연라인 2기를 갖추고 있으며 회사 전체 매출의 40%를 담당하는 핵심 거점이다. 인천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으로 국내 철강 공장 가운데 가장 많은 철근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국내 철근 생산량 약 1300만t 가운데 약 220만t을 담당한다.

앞서 동국제강은 철근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지난 7월 22일부터 한 달여간 가동을 멈춘 바 있다. 하지만 연말에도 시황이 나아지지 않자 다시 한 번 휴동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동국제강은 인천공장 가동 중단과 함께 SD400 강종 철근의 출하 제한 방침을 이어가기로 했다. 기존 계약된 실수요 등을 제외한 유통향 일반 판매에 대해서는 가격 정상화가 이뤄질 때까지 SD400 강종의 출하를 제한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인천공장도 올해 내수 생산을 마무리하고 수출용 철근만 만들고 있다. 남은 기간 내수용 철근은 당진공장에서만 생산한다. 현대제철도 동국제강처럼 시장이 어느 정도 정상화될 때까지 SD400 강종 철근 출하를 제한한다는 계획이다. 양사 모두 내년 1월에도 시황이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 생산 및 출하 제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다른 제강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한제강, 와이케이스틸, 한국철강 등도 연말을 맞아 철근 생산을 중단하거나 감산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재고 누적과 가격 하락에 따른 조치다. 국내 철강 업계는 만성적인 철근 공급 과잉 상황을 겪고 있다. 건설 경기 악화로 인한 수요 침체가 2년 이상 장기화하면서 어려움에 빠져 있다. 여기에 산업용 전기료 인상과 원료 가격 상승 등 원가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철강사들이 한숨 고르기에 나선 것이다. 실제 철근(SD400, 10㎜) 시장 평균가격은 t당 67만원 수준에 형성됐다. 기준가격인 t당 92만2000원과 비교하면 25만원 이상 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t당 70만원은 돼랴 수익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다는 입장이다.

철근은 연간 수입 규모가 20만t 내외로 수입재 침투율이 3%로 낮은 수준이어서 국내 생산 감축에 따른 업황 개선 효과가 큰 품목으로 알려져 있다. 철근은 기술력이 많이 필요한 제품은 아니어서 중소 철강 업체들도 많이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같은 시장 가격이라면 팔아도 남는 게 거의 없는 수준”이라며 “시장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휴동 기간이 다소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