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두문불출하고 있는 김범석 미국 쿠팡 Inc. 의장이 오는 30일과 31일 열리는 국회 연석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아 책임경영 비판과 정치권의 괘씸죄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국내외 쿠팡 계열사에 대한 전방위 수사 압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동생인 김유석 부사장까지 청문회 증인 명단에 오르면서 김 의장을 향한 정조준이라는 시각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연석 청문회 관련 김범석 의장을 비롯해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 브랫 매티스 CISO, 강한승 북미사업개발 총괄(전 쿠팡 대표), 박대준 전 대표 등 핵심 인물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 동안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무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등 5개 국회 상임위원회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연석 청문회를 열 방침이다.
특히 이번 청문회는 대관과 물류정책 핵심 경영진들이 증인으로 채택됐다는 점이다. 앞서 열린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민병기 대외협력 총괄 부사장, 김명규 쿠팡이츠서비스 대표이사 등에 이어 전경수 서비스정책실장, 이영목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 윤혜영 감사위원, 노재국 물류정책실장, 조용우 국회/정당 담당 부사장 등이 증인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김유석 쿠팡 배송캠프 관리부문 총괄(부사장)이 새롭게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 부사장은 김범석 의장 동생으로, 2014년부터 쿠팡(주) 물류 관련 업무를 시작으로 10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 김 부사장의 배우자 역시 인사관리전산시스템 운영총괄로 재직 중이다.
쿠팡 배송캠프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유한회사(CLS) 소속으로, CLS는 국토교통부 지정 택배운송사업자다. 배송캠프는 쿠팡의 로켓배송 시스템을 지원하는 핵심 물류 거점이다. 현재 전국 160곳 배송캠프가 운영 중이다.
주목되는 대목은 CLS는 강현오, 이선승, 홍용준, 김정현 대표이사 체제로, 대표가 아닌 김유석 부사장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는 CLS 겨냥이 아니라는 시각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5월 '2024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을 발표하면서 김 의장의 동생 내외가 쿠팡 Inc 미등기 임원으로, 쿠팡(주)에선 임원으로 재직하지 않으며 파견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친족이 계열회사에 출자하지 않고 임원 재직 등 경영에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예외조항과 관련해선 이사회 참여나 투자 활동, 임원 선임 등 경영 참여 사실이 없다는 소명을 받았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증인 출석 요구 배경으로 ‘오너’를 정조준한 것이란 시각이 나오면서 김 부사장의 경영 참여 여부, 특히 김 의장과의 내부 의사 결정 등을 들여다볼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달 29일 시작된 쿠팡 사태는 정치권의 압박과 쿠팡 본사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 등 수사 확대, 미국 쿠팡 Inc 집단 소송, 택배운송사업자 인허가권 박탈 논의, 영업정지 추진 등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생까지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으면서 김 의장이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이후 김 의장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과 대만 등을 오가며 사업구상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범석 의장과 김유석 부사장 모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쿠팡 측은 김 부사장과 배우자의 현재 소속 등에 대해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의장을 비롯해 이번 연석 청문회 역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있으며 강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중요한 시점이 될 수도 있고 또다시 반쪽 청문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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