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는 이러한 계절성 요통을 '요통(腰痛)' 혹은 '요각통(腰脚痛)'으로 설명한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일하거나 찬 기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신기(腎氣)의 기능이 떨어지고 기혈 순환이 막히면서 통증이 심해진다고 본다. 특히 김장처럼 바닥 작업이 많고 바람이 드는 환경은 통증 발생을 더 쉽게 만든다.
김장철 이후 흔히 악화되는 허리디스크 초기 증상에 대해 두개천골요법, 침·약침, 추나요법, 한약 치료 등을 복합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추나요법은 틀어진 골반과 근막을 바로잡아 신경 압박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되며, 약침 치료는 염증을 완화하고 억눌린 근육을 풀어 급성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두개천골요법은 과 긴장이 쌓인 신경계와 근막계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데 쓰인다.
김장 작업을 할 때는 허리에 부담이 한꺼번에 쏟아지지 않도록 '작업 시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번에 몰아서 하다 보면 요추 뒤쪽 구조가 과하게 긴장되기 쉬우므로, 20~30분 정도 일했다면 잠시 일어서서 허리를 펴고 가볍게 움직여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바닥에 있는 재료를 들거나 옮길 때는 자연스럽게 허리를 굽히기보다 무릎을 먼저 구부려 하체의 힘으로 들어 올리는 자세가 안전하다.
만약 작업 중 또는 이후에 저림이나 다리로 뻗치는 통증, 힘 빠짐 같은 신경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근육 피로로 생각하고 넘기기보다 빠르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 증상이 오래가거나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장은 가족을 위한 큰 행사이지만, 잘못된 자세가 반복되면 허리 건강을 잃기 쉽다. 통증을 '잠깐의 피로감'으로 여기고 넘기다 보면 디스크 손상이 더 진행될 수 있다. 올해는 허리를 먼저 챙기고, 통증이 시작되면 서둘러 관리하여 건강한 겨울을 보내자.
안덕근 자황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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