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에서 20년 넘게 액세서리점을 운영해온 송모씨(60대)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거의 회복된 느낌"이라면서도 "예전과 달리 요즘은 식사 후 쇼핑을 하는 패턴이 줄었다"고 말했다. 화장품 가게 사장 김모씨(40대)는 "성탄절 전후로 사람이 몰리긴 하지만, 작년·재작년에 비하면 아직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며 "그래도 1~2년 전과 비교하면 연말에도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남대문시장은 '붐빔' 상태로, 2만명 넘는 시민과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안 아케이드 통로에는 캐리어와 쇼핑백을 든 방문객들이 양방향으로 오갔고, 일부 상점 앞에서는 발걸음을 멈췄다.
인기 음식집 앞에는 30명 넘는 시민이 길게 줄을 서 직원이 직접 나와 옆 가게의 영업공간을 침해하지 않도록 인파를 정리하기도 했다. 길거리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평모씨(60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사회적·정치적 여파로 최근 몇 년간 제대로 장사하기 힘들었다"면서도 "올해 연말엔 따뜻한 간식을 찾는 사람이 많이 늘어난 편"이라고 했다.
붉은색 롱패딩 차림의 관광안내사와 성탄 장식 앞에서 사진을 찍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남대문시장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아리오카씨(31)는 "한국의 전통시장 분위기와 크리스마스 장식이 함께 어우러져 인상적"이라며 "선물용 소품과 간단한 먹거리를 함께 둘러보고 있다"고 했다.
같은 날 오후 6시께 서울 강남역 인근 상권도 성탄절 전야 분위기가 이어졌다. 도로 혼잡도는 '원활' 수준이었지만, 보행 인파는 끊이지 않았다. 즉석촬영 가게 앞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연인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고,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든 직장인들도 약속 장소로 분주히 이동했다. 차량 통행까지 더해지며 체감 혼잡도는 수치보다 크게 느껴졌다.
강남역 인근에서 음료가게를 하는 최모씨(30대)는 "연말에는 단체 모임보다는 데이트나 소규모 약속 손님이 늘었다"며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보긴 어렵지만,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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