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화에너지 지분 매각 눈 앞..김동관 후계 퍼즐 풀렸다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9 05:29

수정 2025.12.29 11:34

29일 지분 20% 1.1조에 매각 딜 클로징
한투PE 5000억·대신證 3500억·한투證 2500억 조달..이사 1인 파견
김동관 한화 부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장교동 한화빌딩. 한화그룹 제공
장교동 한화빌딩. 한화그룹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화에너지 지분 약 20%를 재무적투자자(FI)에 매각하는 딜(거래) 클로징(종료)이 눈 앞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의 보유지분이 대상이다.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22.16%를 보유해 한화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핵심 계열사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후계 구도가 명확해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원 사장(5%), 김동선 부사장(15%)은 이날 한화에너지 지분 약 20%를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에 1조1000억원에 매각하며, 딜 클로징을 한다.

한투PE는 프로젝트펀드와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5000억원을 투자한다. 대신증권은 3500억원, 한국투자증권은 2500억원 규모 투자로 참여한다. 이번 딜을 통해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EV)는 약 5조5000억원으로 평가됐다.

당초 한화에너지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참전한 NH투자증권은 이견으로 이번 투자에서 빠지게 됐다.

이번 딜에 따라 한화에너지의 지배구조는 김동관 부회장 50%, 김동원 사장 약 20%, 김동선 부사장 10%, FI 약 20%로 바뀐다. 한투PE,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은 이번 투자로 이사 1인을 한화에너지에 파견할 계획이다.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은 이번 딜로 쥔 현금을 승계 과정에서 발생한 증여세 재원 마련, 신사업 투자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4월 보유 중인 ㈜한화 지분 22.65%의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한 바 있다.

한화에너지의 IPO도 빨라질 전망이다. FI에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성격의 지분 매각을 통해 주주 분산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한화에너지는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IPO를 통한 공모자금을 유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너지는 태양광 프로젝트 개발·매각 등 실적 변동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투자기조로 순차입금이 증가세다.

한화에너지는 2022년 고려아연(4718억원), 한화파워시스템(2100억원) 지분 인수에 68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2023년 한화오션(5000억원), 2024년 한화엔진(2270억원), ㈜한화(2690억원) 등 계열사 전략 투자에 참여했다.

한화에너지의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2021년 말 2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5조7310억원, 올해 9월 말 6조2190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한화오션 지분 매각으로 1조3000억원을 회수, 9월 말 순차입금은 4조원 수준이다.

한화에너지 모태는 그룹 내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2001년 설립된 한화에스앤씨다. 한화에스앤씨는 김승연 회장이 회사를 직접 설립했다. 한화는 이 회사에 정보부문 자산과 부채를 넘기며 그룹 네크워크 사업을 분사했다.

한화에너지는 현재 한화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이다. 한화에너지→㈜한화→주요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을 대량으로 늘린 것은 지난해다.
2024년 7월 한화에너지는 공개매수를 통해 한화 지분 5.2%를 확보한다. 그해 11월 한화에너지는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 지분 7.25%도 인수했다.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 지분은 2024년 초 9.7%에서 연말에 22.16%로 늘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