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실적 3등하니 “떡 돌려라, 전통이다”…안 했더니 따돌림?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7 11:36

수정 2025.12.27 11:36

/사진=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전통’이라는 명목 하에 실적을 낸 직원에게 ‘떡 돌리기’를 요구하는 회사 문화에 대해 토로하는 한 보험설계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떡 돌리기 '전통' 거부한 보험설계사.. 혼자 '떡' 못받아

지난 25일 JTBC '사건반장'에 사연을 제보한 A씨는 30년 경력의 60대 보험상담사로, 넉 달 전 현재 회사로 옮긴 뒤 빠르게 업무에 적응해 이달에는 실적 3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실적 발표 이후, 담당 실장이 A씨를 향해 "입사한 지 넉 달이 됐는데 아직 떡을 안 돌렸냐"며 "우리 사무실은 매달 실적 상위자가 돌아가며 떡을 돌리는 전통이 있다"고 지적하며 문제가 발생했다.

A씨는 "이번 달 실적 3위를 한 건 처음이었고, 1·2위는 늘 같은 분들이 차지한다"며 "그분들에게 또 떡을 요구하기 어렵다보니, 실장이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떡을 돌리라는 식으로 말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민하던 A씨가 떡을 돌리지 않은 채 시간이 흐르자, 얼마 지나지 않아 실장이 직접 떡을 사 와 사무실에 나눠줬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실장 바로 옆에 앉아 있었는데도 나만 빼고 떡을 돌렸다"며 자신의 자리만 의도적으로 제외하고 나눠줬다고 주장했다.

"처음엔 좋은 뜻이라면 나도 떡을 돌릴 생각이 있었다"고 말한 A씨는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압박을 받으니 마음이 상할 수밖에 없다.
내가 예민한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변호사 "경쟁관계 완화 위한 취지.. 강요하는 방식은 안돼"

이에 대해 손수호 변호사는 "실적이 좋을 경우 개인에게는 성취지만 조직 내에서는 경쟁 관계이기 때문에 분위기를 완화하려는 취지로 이런 문화가 생긴 것 같다"면서도 "강요하거나 불편함을 주는 방식이라면 그 취지가 무색해진다"고 지적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 역시 "성과를 냈다면 자발적으로 떡을 돌릴 수도 있고,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면서도 "특정인을 배제하는 행동은 지나치게 유치하고 상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