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카드와 간편결제 확산으로 개인과 기업의 현금 사용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월평균 현금지출액은 30만원 초반까지 떨어지며 4년 새 36% 감소한 반면,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현금을 ‘쓰지 않고 쌓아두는’ 경향은 더욱 뚜렷해졌다.
개인·기업 모두 현금 사용 감소 뚜렷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5년 경제주체별 화폐사용현황 종합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 개인의 월평균 현금지출액은 32만4000원으로 2021년(50만6000원) 대비 36.0% 감소했다. 전체 지출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1.6%에서 17.4%로 4.2%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월 50만원 미만의 소액 현금지출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기업의 현금 사용 감소는 더 가파르다. 기업의 월평균 현금지출액은 112만7000원으로 2021년 911만7000원에서 대폭 줄었다. 전체 지출에서 현금 비중은 1.9%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규모별로는 종사자 10~50인 미만 기업에서 현금지출 감소 폭이 컸다.
현금은 ‘안 쓰지만 더 많이 보유’
반면 현금 보유 규모는 개인과 기업 모두 크게 늘었다. 개인의 1인당 평균 현금 보유액은 64만4000원으로 2021년 대비 47.7% 늘었다. 이 가운데 거래용 현금은 10만3000원, 예비용 현금은 54만1000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특히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예비용 현금 보유가 크게 늘며 소득별 격차는 축소됐다.
기업의 평균 현금 보유액은 977만8000원으로 2021년(469만5000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1000만원 이상 현금을 보유한 기업 비중도 6.4%에서 12.8%로 확대됐다.
기업들은 현금 보유 증가 이유로 ‘경영환경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를 가장 많이 꼽았다.
현금 없는 사회 '반대' 우세
현금 사용은 줄었지만, 현금 없는 사회에 대한 인식은 개인과 기업 모두 부정적이었다. 개인의 경우 반대 의견이 45.8%로 찬성(17.7%)을 크게 웃돌았고, 기업 역시 반대(29.0%)가 찬성(16.3%)보다 많았다.
가장 큰 우려 요인은 ‘금융약자의 거래 불편’과 ‘비상시 경제활동 곤란’이었다.
아울러 거래 시 현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데 찬성하는 비중은 59.1%로, 2022년보다 크게 상승했다.
최근 1년간 현금 지급 거부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소폭 줄었지만, 거부 사례는 여전히 프랜차이즈 매장과 편의점 등에서 집중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기존에 3년 주기로 따로 실시하던 ‘현금사용행태 조사’와 ‘화폐사용 만족도 조사’를 통합해 처음으로 일괄 실시됐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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