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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급 월 2000불에 6시 칼퇴근'…캄보디아 '부건조직'의 실체

뉴스1

입력 2025.12.28 07:02

수정 2025.12.28 10:03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온라인스캠범죄단지인 태자단지. 2025.10.1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온라인스캠범죄단지인 태자단지. 2025.10.1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적발돼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지난 10월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적발돼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지난 10월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기본급은 월 2000달러고 인센티브는 매출 1억 이상 9%, 2억 5000만 원 이상은 10%까지 계속 올라갔다."
지난 10월 캄보디아 현지에 구금됐다가 국내로 송환된 A 씨 등이 몸담은 이른바 '부건 조직'은 통상의 회사 조직과 마찬가지로 기본급과 인센티브가 주어졌으며 다른 조직에서 보이스 피싱 등 범행에 가담했던 경력직도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직에 있던 40여 명은 현재 대전지법 홍성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2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 조직에는 200여 명 규모의 조직원이 속해 있었고 한국인 약 80~90명과 중국인 등 외국인 100여 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총책인 부건을 필두로 아래 총책과 실장, 팀장, 개별 보이스피싱팀, 유인책 등으로 이뤄져 있었으며 각 보이스 피싱팀에 소속된 개별 조직원은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수시로 팀을 옮겨가며 보이스 피싱 범죄를 저질렀다.



이 조직은 기본급 월 2000달러, 개인 매출에 따라 성과급을 받는 통상 회사의 구조를 띠고 있었다.

성과급은 매출별로 △1억 원 미만 8% △1억 원 이상 9% △2억 5000만 원 이상 10% 등 계속 늘어났다. 매출이 좋은 조직원은 2억 8000만 원까지 달성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직원을 데려오면 수당을 주기도 했다. 한 명당 400~600달러씩 주어졌다고 한다.

근무시간도 정해져 있었다. 기본적으로 평일에는 한국 시각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에는 낮 12시부터 16시까지 근무했다. 평일 근무 시간은 일반 회사원의 근무시간과 비슷한 형태였던 것이다.

근태 관리도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지각, 무단결근, 근무 중 취침하는 경우엔 벌금을 부과했다. 흡연을 위해 3명 이상이 함께 움직이는 경우에도 벌금을 물게 했다.

업무 시간에 개인 휴대전화는 사용할 수 없었다. 팀장이 핸드폰을 가져가 업무 시간이 끝나면 돌려줬고, 점심은 12시쯤 급식 차량이 와서 식판에 음식을 담아 각자 자리에서 먹게 하거나 도시락을 지급했다고 한다.

이들 중에는 같은 범죄를 다른 조직에서 해 왔던 경력직도 있었다. 또한 캄보디아 현지에서 붙잡혀 수감된 이후에도 범죄를 저지른 조직원도 있었다.

한편, 조직원 중 한 명은 캄보디아 현지 수용소에서 수감돼 있는 상태로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로맨스 스캠 범행으로 2000만~3000만 원 정도 벌었다고 한다.
이들은 이렇게 번 돈으로 빚을 갚기도 하고, 다른 조직원들에게 담배나 치킨, 물 등을 사주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 11월 이들을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


이 사건을 심리 중인 대전지법 홍성지원 형사3부(부장판사 김보현 이홍관 양시호)는 내년 1월 13일 다음 공판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