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12·29 여객기 참사 1년... 원인 모른 채 LCC 부담만 가중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8 11:22

수정 2025.12.28 11:53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7일째인 지난 1월 4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참사 현장에서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ARAIB) 관계자들이 제주항공 7C2216편의 엔진이 파묻혀있던 로컬라이저(방위각시설) 둔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7일째인 지난 1월 4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참사 현장에서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ARAIB) 관계자들이 제주항공 7C2216편의 엔진이 파묻혀있던 로컬라이저(방위각시설) 둔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12·29 여객기 참사 1년을 앞두고 있지만, 중간조사결과 발표가 늦어지며 항공사들의 부담만 커지고 있다. 항공사들은 참사 이후 정비 인력을 확충하고 운항 시간을 단축하며 안전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 기피에 따라 대한항공을 제외하면 실적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탈에 따르면 대형항공사(FSC) 국제선 여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 증가한 2879만8537명을 기록했다. 반면 국적 LCC는 1.8%가 감소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5년간 LCC 성장률이 15.8%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12·29 여객기 참사에 따른 불안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LCC들은 올 한해 안전 투자를 대폭 강화했다.

제주항공은 신규기 B737-8 6대를 구매 도입했다. 여객기 평균 기령을 지난해 14년에서 올 12.9년으로 낮췄다. 2030년까지 남은 42대 물량도 들어와 평균 기령을 5년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또 화물기 2대 운항을 중단하면서 화물 사업 수익을 포기하면서 여객기 운항 안전성에 집중했다.

자체 유지·정비·보수(MRO)를 통한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 1월 1522억원을 투자해 인천국제공항 인근 약 2만평 부지에 자체 항공기 정비 격납고를 구축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김포국제공항에 1700평 규모의 통합 정비센터를 신설했다.

항공기 정비 문제로 인한 지연 비율인 '정비 지연율'도 대폭 낮아졌다. 제주항공의 올 1~11월 정비 지연율은 0.52%로 전년 동기 0.89% 대비 0.37%포인트(p) 낮췄다.

안전을 위한 투자를 대폭 강화했지만, 항공사들의 수익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상장 LCC 4개사의 영업손실 총합은 3823억원으로 추정된다.
신규 기재를 도입하고 정비 인력을 늘리더라도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전 관련 투자를 지속하기 어렵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토부에서 독립 안전 기관인 항공안전청을 신설하고, 항공철도조사위원회(항철위)의 빠른 이관을 통해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항철위가 지난 7월 예정했던 중간조사 발표가 독립성과 객관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유족 반대로 발표가 연기됐고, 12월에도 같은 이유로 미뤄졌다"라며 "항철위 국무총리실 이전과 더불어 항공산업 안전을 책임질 항공청이 신설돼야 같은 문제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