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만 북동부 이란(宜蘭) 해역에서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를 포함한 중대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강진에 이어 대만까지 대규모 지진이 잇따르면서 주변국 전반의 지진 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대만 중앙기상서 지진관측센터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5분(현지시간) 이란현 동쪽 32.3㎞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72.8㎞였다. 미국지질조사국(USGS)과 중국지진국은 이번 지진의 규모를 6.6으로 각각 산정했다.
지진으로 대만 전역에서 진동이 감지됐지만 중앙통신 등 현지 매체들은 인명 피해나 대규모 시설 붕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진원과 가까운 이란현에서는 변전소 차단으로 3465가구가 약 10분간 정전을 겪었고, 고속철도 일부 열차가 일시 정차했다.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는 천장 구조물이 파손돼 낙하했고, 북부 신베이 지역에서는 도로 균열이 관측됐다. 수도 타이베이에서는 가스관 파손, 단수, 신호등 파손, 엘리베이터 갇힘 등 39건의 경미한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는 지진 직후 신주과학단지 공장에서 대피 기준에 따라 인원을 실외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는 "각 공장 구역의 작업 안전 시스템은 정상 가동 중"이라며 생산 차질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젠푸 대만 교통부 중앙기상서 지진예측센터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지진은 대만 전 지역에 매우 뚜렷한 영향을 줬지만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일주일 내 규모 5.5~6.0의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당부했다.
최근 일본에서도 강한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대만까지 규모 7.0 안팎의 강진이 이어지면서 환태평양 조산대(불의 고리)를 따라 주변국 전반의 지진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개별 지진 간 직접적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단기간 내 연속 발생 자체가 경계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