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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악화' 1월도 내수·수출·투자 다 꺾였다...기업심리침체, 역대 최장기 '경신'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9 06:00

수정 2025.12.29 17:11

한국경제인협회,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3년 10개월 연속
기준선 하회..."경기 부정적" 의견 多
지난 2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내수·수출·투자 부진, 일명 '트리플 악화'가 내년 1월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경기가 좋을 것"이란 전망보다 "나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기업 심리는 3년 10개월(46개월)연속 악화로 역대 최장기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29일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내년 1월 BSI 전망치는 95.4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4월(99.1)부터 3년 10개월 연속 기준선(100) 하회다. 조사 대상 기업은 국내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이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전월 대비 경기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는 의미다. 개별 기업들의 경기 전망을 지수화 했다는 점에서 기업 심리 내지는 경기체감지수로도 불린다.

앞서 전날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전국 제조업체(2208개사) 대상 '2026년 1·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역시, 2021년 3·4분기 이후 18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하회했다. 고환율, 원자재값 상승, 내수침체 등 대내외 악재가 지속되며, 내년 1·4분기 기업경기 전망도 부정적 기류가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했다'는 기업은 25.4%에 불과했다
한경협 제공
한경협 제공

이번 한경협 BSI 조사에 따르면 제조업(91.8)과 비제조업(98.9) 모두 부진할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BSI(91.8)는 2024년 4월부터 1년 10개월 연속 기준치를 하회했다. 2025년 12월(105.2) 기준선 100을 넘어섰던 비제조업 BSI는 2026년 1월 98.9로 전망되면서 한 달 만에 기준선 아래로 내려왔다.

제조업 세부 업종(총 10개) 중에서는 의약품(125.0)과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107.7)만이 긍정적 전망이 나왔을 뿐, 비금속 소재 및 제품(64.3), 금속 및 금속가공(85.2) , 석유정제 및 화학(86.2), 전자 및 통신장비(88.9),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94.1)등의 업황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경협은 건설과 철강 업황 악화로 관련 업종(비금속 소재 및 제품, 금속 및 금속가공)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음,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전자·통신장비의 일시적 수요 둔화가 예상되면서 전반적으로 제조업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부문별로는 내수(95.4), 수출(96.7),투자(92.6), 채산성(94.5)를 비롯한 7개 전 부문은 2024년 7월 전망 이후 19개월째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2026년 한국경제는 전년 대비 성장률이 개선(한국은행 2025년도 1.0% 전망→2026년 1.8%)될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 심리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해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 산업에 대한 사업구조 재편 지원, 에너지·원가 부담 완화를 추진하는 한편, 정년 연장 등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획일적인 규제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이달 12일부터 18일까지 금융업을 제외한 매출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응답기업 담당자의 자기 기술과 조사원 질의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기업은 366개사(응답률은 61.0%)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