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서해안 갯벌 내 ‘탁도·부유물질 농도’ 높은 상관관계 규명

변옥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9 09:28

수정 2025.12.29 09:28

KIOST 연구팀, 곰소만 갯벌서 측정 연구·규명
[파이낸셜뉴스] 서해안 갯벌 지대에서 탁도(탁한 정도·NTU)와 부유물질 농도(2㎜ 이하 고체입자 농도·TSM) 사이에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변동성이 큰 갯벌 환경에서 까다로웠던 수질 측정이 앞으로 한결 더 간단하고 정밀하게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탁도·부유물질 농도 상관관계 규명 연구’를 위한 서해안 곰소만 갯벌 지형도(왼쪽)와 순 부유퇴적물 플럭스(갯벌과 바다 사이 물질의 이동) 연직 결과도. 연구 결과, 부유물질이 일관되게 외해 방향으로 우세하게 유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탁도·부유물질 농도 상관관계 규명 연구’를 위한 서해안 곰소만 갯벌 지형도(왼쪽)와 순 부유퇴적물 플럭스(갯벌과 바다 사이 물질의 이동) 연직 결과도. 연구 결과, 부유물질이 일관되게 외해 방향으로 우세하게 유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이준호 박사 연구팀이 최근 서해안 탁도·부유물질 농도 간 상관관계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저명 국제학술지 ‘Water’ 12월호에 게재했다고 29일 밝혔다.

그간 갯벌과 같은 연안 환경에서 탁도와 부유물질 농도 간 관계를 장시간에 걸쳐 정량적 검증 연구를 수행한 사례는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조석, 파랑, 하천 유입, 생물 교란 등이 동시에 작용하며 부유물질 농도가 짧은 시간에도 크게 변해 같은 조건에서 두 지표를 정밀하게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곰소만 갯벌 입구 주 수로에서 염분·수온·수심을 측정하는 ‘CTD’, 유향·유속을 측정하는 ‘RCM’, 조위계, 자동 계측장비와 수심별 채수 기법을 결합한 관측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13시간 동안 갯벌에서의 탁도와 부유물질 농도를 연속 관측했다.

그 결과 탁도와 부유물질 농도 사이에 결정계수(두 지표가 얼마나 일정한 관계를 보이는지 숫자로 나타낸 지표)가 0.94로 나타나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을 검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식(탁도=부유물질 농도x0.3671)을 새로 도출해 냈다.

이번 연구는 곰소만 갯벌 입구 주 수로 현장에서 탁도만 측정해도 부유물질 농도를 매우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갯벌처럼 변동성이 큰 환경에서도 자동 관측을 통해 핵심 수질 지표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로도 남았다.

KIOST 이희승 원장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갯벌’은 해양 생물 다양성뿐 아니라 바다의 중요한 탄소흡수원으로서 가치도 크다”며 “앞으로도 드론과 지형 측량, 고해상도 하구·연안 모델링 등 첨단 관측기술을 활용해 과학적 데이터를 지속 축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갯벌의 체계적인 관리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는 국립해양조사원의 ‘갯벌 공간정보 변화 모니터링 기술개발’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이번 성과로 향후 갯벌 내 수질 등 환경 모니터링과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과학적 기반을 제시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