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젤렌스키와 정상회담 후 종전 협상 진척도 '95%' 언급
젤렌스키 "미국 안보 보장 100% 합의" 발언으로 협상 낙관론 부상
트럼프, 푸틴과 장시간 통화하며 3자 회담 가능성 시사
돈바스 영토·자포리자 원전 등 핵심 쟁점 여전
개전 4주년 앞두고 휴전 성사 여부가 트럼프 외교 성과 시험대로
젤렌스키 "미국 안보 보장 100% 합의" 발언으로 협상 낙관론 부상
트럼프, 푸틴과 장시간 통화하며 3자 회담 가능성 시사
돈바스 영토·자포리자 원전 등 핵심 쟁점 여전
개전 4주년 앞두고 휴전 성사 여부가 트럼프 외교 성과 시험대로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중재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개전 4주년(내년 2월 24일)을 앞두고 종전 협상이 중대 분수령에 접어들었다. 트럼프는 28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종전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장시간 통화했다. 트럼프는 "종전에 대해 95%까지 왔다"고 강조하며 수주 내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영토 문제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히 협상의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 미국 주도의 중재 외교가 실질적 휴전으로 이어질지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젤렌스키·푸틴 연쇄 접촉 "종전 진행률 95%"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젤렌스키와 약 2시간 반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
젤렌스키도 "지난 수주 동안 미국과 우크라이나 팀이 이룬 진전에 감사한다"면서 회담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은 100% 합의됐고, 미국·유럽·우크라이나 간 안보 보장도 거의 합의됐다"며 특히 군사적 차원에서는 확실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젤렌스키와 회담에 앞서 푸틴과도 2시간 넘게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우 생산적인 논의였다"며 "상황에 따라 미·러·우 3자 회담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회담 이후에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노르웨이·핀란드·폴란드 정상들과 잇따라 통화하며 협상 결과를 공유했다. 트럼프는 "유럽이 우크라이나 안보에서 큰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유럽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난제는 돈바스·자포리자 원전
그러나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인 돈바스 지역 영토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는 여전히 크다. 러시아는 도네츠크 등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완전 철수와 영토 할양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선을 유지한 채 전투를 중단하는 휴전을 선호하고 있다. 트럼프는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고 합의에 더 가까워졌다"며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양측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일부 통제 중인 도네츠크 지역에 비무장지대와 자유경제구역을 조성하는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아직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입장 차가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매우 어려운 문제지만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쟁점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문제도 협상의 시험대다. 트럼프는 "푸틴이 자포리자 원전을 실제로 가동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협력하고 있다"며 러시아 측의 협조적 태도를 강조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미국·러시아가 공동으로 기업을 설립해 동등한 지분을 보유하고, 미국이 최고경영자 역할을 맡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원전 운영 개입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재건 문제와 관련해서도 "러시아가 에너지와 전기 등을 싼값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재건을 도울 것"이라며 '푸틴의 관대함'을 거론했다. 젤렌스키는 회담에서 "20개 조항의 평화안을 포함해 평화 체제 구축의 거의 모든 측면을 논의했다"고 했다.
현지에선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로 협상이 전례 없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있지만 영토 주권과 안보 보장이라는 본질적 쟁점이 남아 있는 만큼 단기간 내 최종 타결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전쟁이 햇수로 5년째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강조한 '95%'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가 새해 국제 정세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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