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1조6850억원 보상안 발표
구매이용권 서비스별로 분산해 지급
[파이낸셜뉴스]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발표한 가운데, 현금성 보상이 아닌 구매이용권인 만큼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쿠팡 상품 구매이용권은 사실상 5000원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3370만명 고객 전원에게 1조6850억원 규모, 1인당 5만원 상당의 고객 보상안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다만 이는 모든 회원이 5만원어치 구매 이용권을 모두 사용했을 때를 가정한 금액이다. 게다가 구매 이용권 5만원도 서로 다른 서비스에서 분산돼 써야 하는 구조라, 개별 고객 입장에서는 체감하는 보상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
쿠팡은 내년 1월 15일부터 이들 고객들에게 △쿠팡 전 상품(5000원) △쿠팡이츠(5000원) △쿠팡트래블 상품(2만 원) △알럭스 상품(2만 원) 등 고객당 총 5만 원 상당의 1회 사용이 가능한 4가지 구매 이용권을 지급할 예정이다.
쿠팡은 자체 조사 결과 3000명의 고객 정보만 유출됐다고 밝혔지만, 보상안은 3370만 명 모두가 대상이며, 탈퇴한 회원도 모두 지급하기로 했다.
쿠팡 Inc의 올해 1~3분기 합산 순이익은 3841억 원으로, 이번 보상액은 이보다 4배 이상 크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은 SK텔레콤이 지난 7월 5000억 원 규모의 보상안을 내놓은 것과 비교해 3배 이상 큰 수준이다.
다만 현금성 보상이 아닌 구매이용권으로 지급되는 만큼, 고객에게 추가로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결국 최근 고객들의 '쿠팡 이탈' 흐름을 막기 위한 대응책일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5만원의 보상안 중 고객이 주로 사용하는 영역의 보상은 △쿠팡 전 상품(5000원) △쿠팡이츠(5000원) 등 1만 원에 그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나머지 4만원은 △쿠팡트래블 상품(2만원) △알럭스 상품(2만원)에 배정됐다. 쿠팡이 제시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수 십만 원 이상의 여행 상품이나 명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쿠팡트래블과 알럭스의 경우 로켓배송·쿠팡이츠 같은 쿠팡의 주력 상품과 달리 고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신사업이다. 결국 쿠팡의 신사업에 고객을 유치하려는 방안이란 지적도 나온다.
누리꾼 "5000원 쓰려고 돈 더 써야" 찬바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보상안이 공개되자 거센 반발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실제 쿠팡에서 이용가능한 액수는 5000원에 불과한 것 아니냐", "보상이라기보다 자사 서비스 이용을 유도하는 마케팅", "5000원 보상받으려면 돈 더 쓰게 유도하는 것 같다" 등 각종 불만이 쏟아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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