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美, 대만에 무기 팔면 스스로를 해칠 것…70년전 중국 아냐"

연합뉴스

입력 2025.12.29 13:24

수정 2025.12.29 18:19

'대만포위훈련' 개시일에 대미 입장문 발표…"中 완전한 통일 흐름 못 막아" "'대만무장'은 미국을 대외간섭·전쟁 노선으로 되돌리려는 극단세력 의도"
中 "美, 대만에 무기 팔면 스스로를 해칠 것…70년전 중국 아냐"
'대만포위훈련' 개시일에 대미 입장문 발표…"中 완전한 통일 흐름 못 막아"
"'대만무장'은 미국을 대외간섭·전쟁 노선으로 되돌리려는 극단세력 의도"

악수 나누는 트럼프·시진핑 (출처=연합뉴스)
악수 나누는 트럼프·시진핑 (출처=연합뉴스)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군이 8개월여만의 '대만포위훈련'에 나선 29일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대만해협에 개입해도 통일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 북미대양주사(북미국)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지난 18일 미국이 111억달러(약 16조원)어치 무기를 대만에 판매하는 방안을 승인한 것을 두고 "미국은 끊임없이 스스로 한 약속을 어기고 대만 무기 판매 규모를 늘리고 있는데, 이는 타인을 해치는 것이자 결국에는 스스로를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미대양주사는 "미국은 대만을 무장시키는 것의 심각한 후과(後果·나쁜 결과)를 똑똑히 인식해야 한다"며 최근 대만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정권을 겨냥한 탄핵 운동이 벌어지고, 미국에서도 과반수의 응답자가 대만해협 무력 개입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점 등을 거론했다.

이어 "미국의 소수 극단 세력이 대만 무장을 추진하는 진정한 의도는 미국을 대외 간섭과 전쟁이라는 낡은 길로 돌아가도록 하려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대만) 섬의 '대만 독립' 세력이 무력으로 독립을 도모해도 '대만 독립'이 필연적으로 멸망하는 운명을 구할 수는 없고 대만해협을 전쟁의 위험으로 더 빨리 밀어 넣을 뿐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했다.

또 "미국이 무력으로 독립을 돕는다면 자기 몸에 불을 지를 뿐이고 중미 충돌·대결 리스크를 높일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의 이런 언급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그간 미국의 대외 정책과 달리 중국·러시아 등 강대국의 세력권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고립주의적 변화를 보이는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해외 문제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을 비판하며 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여론에 신경 써서 대만 문제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취지인 셈이다.

아울러 북미대양주사는 "70여년 전 미국은 군함을 대만해협에 보내 무력으로 중국 통일을 가로막았고, 미국은 중국이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문제에서 중국에 빚을 진 것이다. 중국은 이미 70여년 전의 중국이 아니고, 지금 양안(중국과 대만)의 실력 비중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며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드러내놓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미대양주사는 "미국이 대만을 아무리 '고슴도치'로 만들어도 중국의 완전한 통일이라는 역사적 흐름은 막을 수 없다"며 "미국이 '대만 독립' 세력의 도발 도모를 종용할수록 더 자업자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외교부 소속 외교학원의 국제관계연구소 리하이둥 교수는 이날 관영 환구시보 기고문에서 중국이 지난 26일 발표한 미국 군수업체 20곳과 경영자 10명에 대한 제재를 두고 "중국의 집중적인 제재는 미국의 대만 상대 무기 판매 정책에 대해 항의·경고 층위에 머물 뿐 아니라 더 실질적인 행동으로 미국이 후과를 감당하도록 할 것임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리 교수는 "미국은 힘의 우세를 맹신하고 대만 무기 판매가 중국의 강력한 반격을 부르지는 않을 것이라 여겼는데, 이런 오만한 정책은 중미 관계의 큰 파장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이 어느 정도 자국의 잘못된 정책을 반성할 여지를 상실케 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아울러 "현재 중국 대륙은 통일을 실현할 실력을 완전히 갖추고 있고, 미국 펜타곤(국방부)과 그 싱크탱크의 수많은 시뮬레이션에서 미군의 개입은 단 한 번도 실패로 끝나지 않은 적이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군 동부전구는 이날 오전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의 육·해·공·로켓군 훈련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초에 이어 8개월여만에 이뤄진 이날 대만포위훈련은 최근 미국이 승인한 '역대 최대' 규모 대만 무기 판매에 반발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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