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신고가 랠리를 펼치며 연말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투자경고 규제가 풀린 SK하이닉스가 6% 넘게 폭등하며 내년 초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14% 오른 11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6.84% 급등한 64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장중 12만원 선을 터치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9일부터 시행된 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에 따라 투자경고종목 지정이 해제된 점이 결정적 호재로 작용했다. 거래소가 시가총액 상위 100위 이내 대형주를 투자경고종목 지정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그간 신용거래 제한 등으로 억눌려있던 수급이 한꺼번에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수급 데이터도 기록적이다. 이달 1~29일까지 한 달간 기관과 외국인은 반도체 투톱을 집중 매수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기관이 1조6675억원, 외국인이 1조5409억원을 순매수했고, SK하이닉스에는 기관 1조3429억원, 외국인이 2조2826억원의 뭉칫돈을 쏟아부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2월 기관 순매수 상위 1·2위를 휩쓸었으며, 외국인 순매수 역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나란히 1·2위를 독식했다. 이달 누적 상승률은 SK하이닉스 20.75%, 삼성전자 18.91%에 달한다.
증권가도 일제히 목표주가를 끌어올리며 ‘반도체 그린라이트’를 지지하고 있다. 이날 NH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2026년 영업이익이 105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가를 88만원으로 파격 상향했다. 삼성전자 역시 주요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줄상향하면서 14만3000원에서 최고 15만5000원 선까지 눈높이가 높아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번 산타랠리가 내년 초 '1월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저금리와 저유가, 풍부한 유동성 등 우호적인 거시 환경 속에서 반도체 수출 경기가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주에 대한 규제 완화로 수급 여건까지 개선되면서 지수 상승의 탄력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출 확대 및 범용 메모리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등으로 반도체 수출 호황이 내년 1·4분기에도 지속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며 "3저(저유가, 저금리, 유동성 확대) 효과와 반도체 슈퍼랠리가 국내 경기와 주식시장 견인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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