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대통령실

‘통합넥타이’ 매고 출근한 李… 첫 일정은 위기관리센터 점검 [다시 청와대 시대]

최종근 기자,

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9 18:21

수정 2025.12.29 18:37

1330일만에 청와대 복귀
李, 참모진들과 소통 강화
여민1관 주 집무실로 택해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 회복"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 처음 출근한 29일 오전 봉황기가 게양돼 있다. 이날 오전 0시 청와대에 봉황기가 게양됐고, 대통령실 명칭도 청와대로 변경됐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 처음 출근한 29일 오전 봉황기가 게양돼 있다. 이날 오전 0시 청와대에 봉황기가 게양됐고, 대통령실 명칭도 청와대로 변경됐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로 처음 출근했다. 대통령이 청와대로 출근한 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일 마지막으로 출근한 2022년 5월 9일 이후 1330일 만이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0시 청와대에 한국 국가수반을 상징하는 봉황기가 게양됐고, 대통령실 공식 명칭도 이날부터 청와대로 변경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13분쯤 대통령 전용차를 타고 청와대 정문을 통과했다. 정문 앞에서 기다리던 지지자 수십명은 "이재명 파이팅"을 외쳤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앞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자 위성락 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등이 맞이했다. 이 대통령은 "왜 나와 있어요? 아, 이사 기념으로?"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청와대 내 대통령 관저 보수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만큼 이 대통령은 당분간 한남동 관저에서 청와대로 출퇴근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검은색 코트에 붉은색, 푸른색, 하얀색이 섞인 이른바 '통합 넥타이'를 매고 청와대로 출근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6월 4일에도 빨강과 파랑, 흰색이 배색된 넥타이를 매고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날에도 동일한 넥타이를 착용했다. 협치를 통해 국민 통합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출근 직후 이 대통령은 본관에서 참모들과 아침 차담회를 갖고 주요 현안과 업무계획을 보고받았다.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이 올해 수출과 외국인 투자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경제성장의 성과가 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게 흘러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또 민정수석실은 마약, 스캠, 온라인 도박, 디지털 성범죄 등에 대응하기 위한 '초국가범죄 태스크포스(TF)' 출범계획을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뒤 보이스피싱 피해 감소 현황을 함께 국민에게 잘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복귀 후 첫 현장 점검으로 국가안보실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방문했다. 청와대 지하 벙커에 위치한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위기상황을 상시 감시·대응하는 국가 위기관리 컨트롤타워로, 이번 청와대 복귀를 계기로 시설을 정비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시설 개선공사 기간에도 안보·재난 관련 시스템을 중단 없이 가동해 온 센터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한 뒤 "국가 위기상황 점검이 매우 중요하다"며 "여러분의 손에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달린 만큼 365일 24시간 철저히 근무해 달라"고 당부했다.

센터 점검을 마친 이 대통령은 여민1관 집무실에서 주한 베냉공화국 대사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을 재가하는 등 첫 결재도 했다. 앞으로도 이 대통령은 본관과 여민관에 설치된 집무실 중 여민관 집무실에서 대부분의 업무 시간을 보낼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의 사무실 역시 여민관에 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본관이 아닌 '백성과 함께한다'는 뜻의 여민관을 집무공간으로 택한 것은 국민과 함께 국정 운영의 과정을 공유하겠다는 국민주권정부의 국정철학을 보여준다"며 "청와대 복귀를 통해 과정이 투명한 일하는 정부를 표방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이 대통령은 언론인들의 취재 공간인 춘추관 기자실을 깜짝 방문해 인사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덕담을 건넸다.
또 "불편사항이 있으면 홍보소통수석에게 말해 달라"고도 덧붙였다.

cjk@fnnews.com 최종근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