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시중에 풀린 돈’ 기준 바뀐다…한은, M2 통계 전면 개편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30 12:00

수정 2025.12.30 13:49

한은, 30일 '통화 및 유동성 개편 결과' 발표./사진=파이낸셜뉴스 사진DB
한은, 30일 '통화 및 유동성 개편 결과' 발표./사진=파이낸셜뉴스 사진DB

[파이낸셜뉴스] 시중에 얼마나 많은 돈이 풀려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통계인 ‘광의통화(M2)’의 기준이 바뀐다. 수익증권은 빠지고,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발행어음은 새로 포함된다. 금융환경 변화에 맞춰 통화의 정의 자체를 다시 정리한 것이다.

한은은 3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통화 및 유동성 통계 개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개편은 국제통화기금(IMF)이 2017년 개정한 통화금융통계 매뉴얼(MFSM)을 반영한 것으로, 지난 2002년 이후 금융상품 다양화와 금융기관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2년 미만 정기예금 등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합산한 지표다. 시중 유동성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통화지표로, 금리 결정과 경기 판단의 참고 지표로도 쓰인다.

개편의 핵심은 M2에 포함되는 ‘통화성 금융상품’의 범위를 재정의한 것이다. 한은은 가격 변동성이 커 가치 저장 기능이 낮다고 판단한 주식형·채권형 펀드 등 수익증권(Non-MMF 지분)을 M2에서 제외했다. 반면 만기 1년 이내이고 중도상환 시에도 원금이 보장되는 초대형 IB의 발행어음과 발행어음형 CMA는 통화성을 인정해 M2에 새로 포함했다.

이 같은 기준 변경으로 올해 10월 기준 신(新) 기준 M2 잔액은 4056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기준(4466조3000억원)보다 409조5000억원 줄었다. 수익증권 제외에 따른 감소 효과가 497조원에 달했지만, 초대형 IB 발행어음 편입과 통계 편제 방식 개선으로 일부 증가 요인도 발생했다.

M2 증가율도 낮아졌다. 신 기준 M2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5.2%로, 기존 기준(8.7%)보다 크게 낮다.

통계를 구성하는 경제주체 분류도 국제 기준에 맞춰 손질됐다. 투자펀드는 MMF와 Non-MMF로 나뉘었고,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Non-MMF는 예금취급기관에서 기타금융기관으로 이동했다. 외국환평형기금은 중앙은행에서 중앙정부로, 퇴직연금 관련 신탁과 직역연금기금 역시 분류가 변경됐다. 기타금융기관은 보험, 연금, 증권 등 6개 업권으로 세분화됐다.

유동성 지표 역시 재정비됐다. 금융기관 유동성(Lf)과 광의유동성(L)은 구성 항목 간 재분류가 이뤄지면서 총규모 변화는 제한적이었다.
올해 10월 기준 Lf는 6011조4000억원으로 기존 대비 0.2% 감소했고, L은 7597조1000억원으로 0.7% 증가했다.

한은은 “통화통계를 국제 기준에 맞춰 정비함으로써 GDP, 자금순환 통계 등과의 정합성이 높아지고, 금리 중심 통화정책 체계 하에서 통화지표의 정보 활용도가 제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통화지표 변화에 따른 혼선을 줄이기 위해 향후 1년간은 신 M2와 구 M2 총액을 병행 공표할 방침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