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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왕이 "대만 독립 도발엔 강력 반격"…미중 협력론 뒤의 경고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30 13:30

수정 2025.12.30 13:30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연합뉴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중국군이 미국의 사상 최대 규모 대(對)대만 무기 판매에 반발해 대만 포위 훈련에 돌입한 가운데 중국 외교 사령탑은 미중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대만 문제와 무기 판매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은 30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2025년 국제 형세와 중국 외교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지난 1년 우리는 자신과 세계의 전체적·장기적 이익에서 출발해 대미 관계를 다뤄왔다"며 "중대한 원칙 문제에서는 입장이 굳건했고, 중국의 핵심이익에 관한 사안에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 문제를 "중국의 내정이자 핵심이익 중의 핵심"으로 규정하며 "대만 독립 세력의 도발과 미국의 대규모 대만 상대 무기 판매에 맞서 단호히 반대하고 강력히 반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중국군 중국군 동부전구가 전날부터 육·해·공·로켓군을 동원해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의 대규모 합동 훈련 '정의의 사명-2025'를 실시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번 훈련의 직접적 계기는 미국 정부가 이달 18일 대만에 역대 최대 규모인 111억540만달러(약 16조원)어치 무기 판매를 승인한 데 따른 반발이다.

중국은 이에 맞서 지난 26일 미국 주요 군수업체 20곳과 경영진 10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고, 약 1년 8개월 만에 다시 대만 포위 훈련에 나섰다.

왕 주임은 "올해는 대만의 조국 복귀 80주년"이라며 "완전한 통일은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수호하는 법적·역사적 사명"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올해 미중 관계 전반에 대해서는 "대체로 안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왕 주임은 "미국이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중국을 바라보며 협상과 대화로 이견을 관리하도록 이끌었다"며 "시진핑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네 차례 통화와 서신 교환을 통해, 한국 부산 정상회담 기간에도 중미 관계와 세계 평화·발전의 중대 문제를 깊이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미가 협력하면 모두에 이롭고, 대립하면 모두가 손해를 본다"며 "평등·존중·호혜의 기초 위에서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더 이상 유일한 강대국이 아닌 만큼 중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대화해야 한다는 요구이자, 대만 무기 판매 확대가 미중 간 약속을 훼손한다는 중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일본을 향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왕 주임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겨냥해 "중국을 침략했던 일본은 과거 범죄를 깊이 반성하지 않았고, 현직 지도자가 중국의 영토 주권과 전후 국제 질서에 공개적으로 도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와 인민은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 군국주의 잔재가 되살아나는 것을 고도로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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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