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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20년 지켰던 車판매 1위 자리 中에 내준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30 18:05

수정 2025.12.30 18:04

中 올 판매량 작년보다 17% 증가
車 수출량 ‘세계 1위’ 이후 2년만
日, 20년 지켰던 車판매 1위 자리 中에 내준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지난 20년 넘게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를 지켜온 일본이 올해 중국에 밀려 2위로 내려갈 전망이다. 이미 자동차 수출량에서 세계 1위에 오른 중국은 자동차 판매량에서도 선두를 달리며 자동차 강국으로서의 지위를 확립하게 됐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각 사 발표 자료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모빌리티 데이터를 바탕으로 집계한 결과 올해 1~11월 세계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약 2700만대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일본 자동차 판매량은 약 2500만대로 중국에 밀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로써 중국은 2023년 처음으로 자동차 수출량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뒤 2년 만에 자동차 판매량 1위까지 거머쥐게 됐다.



과거 전세계 자동차 시장은 미국과 일본이 경쟁하는 구도였다. 1980년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한 일본은 지난 20년 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자동차 판매가 정점이던 2018년 일본의 자동차 판매량은 3000만 대까지 늘어났다. 반면 2022년 당시 약 800만 대 판매량에 그쳤던 중국은 일본과 격차를 급속히 줄이며 불과 3년 만에 역전했다.

중국 자동차 판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 자동차 지원 정책 덕에 자동차 판매가 급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일본차가 압도적이었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서 올해 중국차 판매가 전년 대비 49% 증가한 약 50만 대로 크게 늘었다. 태국 자동차 판매에서 일본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11월 기준 69%로 5년 전의 약 90%에서 급감했다. 유럽에서도 올해 중국차 판매는 전년 대비 7% 증가한 약 230만 대가 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중국은 추과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수출 비중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전년 대비 32% 증가한 23만 대, 중남미에서는 전년보다 33% 증가한 54만 대로 신흥국에서도 중국 자동차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중국이 자동차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앞으로 전세계적 마찰은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각국이 중국 자동차에 대해 관세 부과와 새로운 규격 도입 등으로 대응하며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중국산 전기차에 10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EU도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여기에 소형 전기차에 대한 별도 규격을 마련해 일반 전기차보다 기술 요건을 완화했다. 역내 생산을 유도하며 견제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 사이에서는 전동화 대응이 늦었다는 인식 하에 중국의 자동차 생산 방식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중국 주도로 개발한 저가 전기차의 수출에 나섰다. 도요타자동차는 동남아시아에서 중국 부품 업체로부터의 조달을 확대해 비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닛케이는 "내년에는 중국차와 일본차의 격차가 한층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가격과 판매량에서 단일 업체로 압도하는 중국차에 맞서는 것은 쉽지 않으며 새로운 산업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