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베트남 원전 프로젝트 발 뺀 日…'팀 코리아'에 기회 오나

부 튀 띠엔 기자,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30 18:10

수정 2025.12.30 18:09

닌투언 2호 우선협상대상 포기
미국·프랑스 등 수주전에 가세
베트남 현지선 '韓 유리' 평가
정치적 유대·시공 신뢰도 우위
닌투언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 조감도 베트남 정부 제공
닌투언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 조감도 베트남 정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부 튀 띠엔 통신원】 "올해 내내 베트남 서기장과 총리가 한국 귀빈을 만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단어가 '원전 협력'이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볼 때 한국은 어떤 방식으로든 베트남 원전 생태계에 참여하게 되지 않을까요."

정부 한 관계자는 이같이 말하며 베트남 원자력 프로젝트가 '제2의 바라카 원전'이 될 수 있다며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놨다. 이는 최근 닌투언 2호의 우선협상자인 일본이 사업 수주 포기 선언을 한 상황이어서 더욱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베트남 원전 수주 지형도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전력이 주도하는 '팀 코리아'를 비롯해 미국, 프랑스 등도 원전 수주를 위해 다시 속도를 내고 있어 경쟁이 더 격화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 닌투언 원전 1·2 프로젝트는 2009년 시작됐다.

당시 러시아 로사톰과 일본 원자력발전주식회사가 닌투언1·2 프로젝트를 각각 89억달러(약 12조7000억원)에 수주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2011년 베트남 정부는 동일본 대지진과 자금난 등을 이유로 돌연 계획을 중단시켰다. 그러나 수년째 전력공급 부족으로 대규모 정전사태가 잇따르자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원전 재추진을 선언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25년 2월 발표한 지침에 따라 닌투언 원전 프로젝트의 건설 완료 시점을 2030년 12월 31일로 설정했다. 늦어도 2031년 말까지는 모든 건설을 마무리하고 가동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엇갈린 우선협상대상자… 日 "사업수주 포기"

30일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베트남 러시아대사관은 전날 하노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닌투언 1호 원전 건설을 위한 정부 간 협정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며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인 로사톰이 가장 현대적인 기술을 적용한 원전 건설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원전 건설뿐 아니라 베트남 내 핵과학기술센터 설립 사업도 병행 추진하면서 양국 간 원전 생태계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게나디 베즈데트코 주베트남 러시아 대사는 "원자력 협력이 단순한 발전소 건설을 넘어 기술 이전과 인력 양성, 장기적 에너지 안보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원전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닌투언 1호 수주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러시아와 달리, 닌투언 2호의 우선협상자인 일본은 최근 사업 포기 선언을 했다. 나오키 이토 주베트남 일본 대사는 이달 초 한 외신과 인터뷰에서 "지나치게 촉박한 일정으로 인해 일본은 닌투언 2호 원전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지에서는 닌투언 2호기 수주 향배를 두고 한국, 프랑스, 미국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 리스크 적고 기술 우수한 팀 코리아가 적임자"

하노이 현지에서는 한·베 관계가 워낙 돈독한 상황에서 그동안 원전 수주 노하우를 쌓아온 '팀 코리아'에게 유리한 구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8월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방한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원전을 비롯한 인프라 분야 사업에 참여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고, 베트남 측도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정상회담 후 양국은 '원전 분야 인력 양성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지난 10월 한전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닌투언 2호 원전 발주처인 베트남 국가산업에너지공사(PVN)와 베트남 원전 분야 인력양성 협력을 위한 공동워킹그룹(JWG)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실무 기관 간 활발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정치적 리스크도 가장 적으며 기술적으로도 경쟁국 대비 월등하다"면서 "여기에 기술 이전과 원전 인력 교육 등에도 전향적이어서 베트남 정부에 최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PVN과 베트남전력공사(EVN)에서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찾는 곳이 한전과 한국 기업"이라면서 "조만간 양국 원전 협력이 본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rejune1112@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