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고도화 따른 원자재 강세 지속
올해 국제 금, 은 가격이 각각 60%, 150% 가량 급등하며 1970년대 이후 최대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금리 인하 기조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형성된 가운데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에 따른 전력기기 수요 증가가 귀금속 급등을 견인했다. 증권가는 내년에도 원자재 공급 부족과 금리인하 지속으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글로벌 금융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올해(1월 2일~12월 29일) 65.1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은 현물 가격은 150.21% 올랐다.
최근에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도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봉쇄 조치 등 국제 갈등이 고조되면서 금 등의 안전자산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금과 은 이외에도 원자재 전반이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백금 134.44% △팔라듐 85.52% △구리 38.24% 등의 연간 상승률이 뚜렷했다.
은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원자재 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가운데 AI 산업 확대 수혜를 받았다는 평가다.
AI 산업의 경우 대규모 데이터 학습·추론 과정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이 동시에 연산을 수행하면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전력 공급 인프라에 필요한 각종 기기 수요가 증가하는데, 은이 전기·열 전도성이 뛰어나 전력 분야에 널리 사용되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옥지희 삼성선물 연구원은 "은은 전체 수요 중 50% 이상이 산업용으로 사용된다"며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전기·열 전도체인 만큼 전자·전력 분야에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태양광과 풍력 터빈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내년에도 원자재 시장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옥 연구원은 "은은 5년째 공급 부족 상태이며, 금도 극단적으로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공급이 정체돼 있다"며 "내년에도 금리 인하 사이클과 달러 하락세,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지 여부가 투자 포인트"라고 조언했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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