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부산항서 올해 코카인 900㎏ 적발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30 19:21

수정 2025.12.30 19:20

마약 조직, 韓유통 통로로 활용
부산세관 "중남미發 집중 검사"
지난 8월 컨테이너 내부에서 발견된 300kg 상당의 코카인 부산본부세관 제공
지난 8월 컨테이너 내부에서 발견된 300kg 상당의 코카인 부산본부세관 제공

올해 부산항에서 대량의 코카인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국제 마약 조직들이 한국을 마약 유통의 중간 경유지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30일 부산본부세관에 따르면 지난 8월 3일 부산신항으로 입항한 컨테이너 전용선에 적재된 컨테이너 1대에서 코카인 300㎏이 적발됐다.

적발된 코카인은 시가 1050억원 상당으로, 약 100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지난 5월 부산신항에서 코카인 600㎏이 적발된 후 부산신항에서 발생한 두 번째 대량 적발 사례다.

지난 7월 말 에콰도르를 출발해 부산신항으로 입항할 예정인 선박에 적재된 컨테이너 3대에 코카인이 은닉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부산세관은 해당 컨테이너가 부산신항에 양하되는 즉시 검사를 실시했다.



컨테이너를 개장하지 않고도 컨테이너 안에 은닉된 물품을 판별할 수 있는 '차량형 X-RAY 검색기'를 이용해 해당 컨테이너 내부를 판독한 결과, 당초 빈 컨테이너로 신고된 컨테이너 내부에서 여러 개의 이상 음영이 확인됐다.

내부를 확인하자 50㎏가량의 포대 6개가 발견됐으며, 각 포대 속에는 벽돌 형태의 1㎏ 단위 코카인 블록 50개가 들어 있었다.

적발된 코카인은 에콰도르에서 출발해 한국을 경유하는 정기 무역선을 이용한 점, 화물이 적재된 컨테이너 안에 마약을 은닉하던 통상의 수법과 달리 공(空)컨테이너 속에 코카인을 은닉한 점 등 지난 5월에 적발된 코카인 600㎏과 이동경로와 은닉방법 등에서 동일한 특징을 갖고 있었다.


이는 중남미 마약 조직들이 주변 국가들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한국을 마약 유통의 중간 경유지로 활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관세청은 지난 5일 '마약 단속 종합대책'에서 우범국 출발·경유 무역선에 대한 선내 정밀검사, 우범국 선원 및 항만 출입자 등에 대한 마약 전수 정밀검색, 탐지견 미운용 항만에 탐지견 배치, 해외 마약단속 기관들과 마약 우범정보 공유 확대, 환적화물 모니터링 강화 등 마약밀수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앞으로 중남미발 우범 무역선과 하선 선원을 집중적으로 선별해 검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