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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브 안 되면 활용 가치 없다"... 예능 감동 벗겨진 인쿠시, 이대로면 내년에는 한국서 못 본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31 08:00

수정 2025.12.31 12:35

개선되지 않는 리시브... 정관장도 연패의 늪
국내선수보다 못한 리시브 인쿠시... 이대로면 활용가치 '0'
아시안쿼터도 외국인 선수... 이대로면 한국서 못본다

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의 경기. 정관장 인쿠시가 팀 득점 성공에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의 경기. 정관장 인쿠시가 팀 득점 성공에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화려했던 예능 프로그램의 조명은 꺼졌다. 이제 남은 것은 차가운 코트와 처참한 성적표뿐이다. '김연경의 제자'로 화제를 모으며 V-리그에 입성한 인쿠시(22·정관장)가 프로의 높은 벽 앞에 좌절하고 있다. 현재의 경기력이라면 내년 시즌 한국 무대에서 그녀를 다시 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정관장은 지난 28일 IBK기업은행전 패배로 4연패 수렁에 빠지며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부상당한 위파위의 대체자로 긴급 수혈된 인쿠시가 반등의 키를 쥐고 있었지만, 기대는 실망을 넘어 절망으로 바뀌고 있다.

인쿠시는 입단 전 배구 예능 '신임감독 김연경'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성장 서사와 김연경의 지도는 팬들에게 환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스토리'는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대학 무대(KUSF U-리그) 득점 1위라는 타이틀도 프로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V-리그 3경기를 치른 현재 인쿠시의 성적은 초라하다. 총 22득점, 공격 성공률은 30%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외국인 선수(아시아쿼터)로서 팀의 득점을 책임져야 할 자리지만, 국내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수비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에게 리시브 능력은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인쿠시의 리시브 라인은 붕괴 직전이다. 시즌 리시브 효율은 10.67%라는 충격적인 수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 기업은행전에서는 1, 2세트 선발로 나섰으나 상대의 집요한 목적타 서브를 견디지 못했다. 리시브가 흔들리니 공격 리듬까지 무너졌고, 결국 3세트부터는 웜업존으로 밀려났다.

박혜민(리시브 효율 25.79%)이 대신 들어갔을 때 코트가 더 안정적이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자배구 정관장 인쿠시와 고희진 감독.뉴시스
여자배구 정관장 인쿠시와 고희진 감독.뉴시스

아시아쿼터도 엄연한 외국인 선수다. 국내 선수보다 뛰어난 기량으로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줘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현재 인쿠시는 공수 어느 쪽에서도 확실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80cm의 신장으로는 아포짓(라이트)에서 블로킹을 뚫어낼 압도적인 파괴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레프트에서 살림꾼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리시브가 안 되면 전술적 가치는 '제로(0)'에 수렴한다.

고희진 감독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감싸고 있지만, 최하위 팀에게 기다려줄 여유는 없다. 상대 팀들은 이미 인쿠시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예능의 감동은 이미 증발했다. 지금 인쿠시에게 필요한 것은 인기몰이가 아니라, 코트 위에서 버텨낼 수 있는 기본기다.


'리시브 폭탄'을 견뎌내지 못하면, 인쿠시의 코리안 드림은 올 시즌을 끝으로 막을 내릴 공산이 크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