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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결전지서 고작 7km… 람보르기니 벌집 만든 '100발 난사', 3명 사망 '공포'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31 07:30

수정 2025.12.31 07:30

월드컵 경기장 지척에서 대낮 시가전… 100여 발 총성 울리며 3명 사망
불과 얼마 전 '시신 가방 456개' 발견된 곳, 홍명보호 정말 안전한가?
홍명보호가 결전을 치를 아크론 경기장. 연합뉴스
홍명보호가 결전을 치를 아크론 경기장.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장밋빛 기대감이 '핏빛 공포'로 바뀌고 있다. 홍명보호가 16강 진출을 위해 사력을 다해 뛰어야 할 '약속의 땅'이 사실은 총성이 빗발치는 '무법지대'일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현지시간으로 29일, 멕시코 사포판 도심 한복판이 순식간에 전쟁터로 돌변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 1·2차전을 치를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불과 직선거리 7km, 차로 15분이면 닿을 거리에서 벌어진 일이다.

멕시코 할리스코주 검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고급 SUV 람보르기니 우루스를 타고 이동하던 일행이 괴한들의 무차별 습격을 받았다.

단순한 총격이 아니었다. 5명 이상의 남성들이 차량 두 대에서 내려 마치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하는 집중 사격을 퍼부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총격전은 무려 15~20분간 이어졌다. 도심 한가운데서 영화에서나 볼법한 시가전이 벌어진 것이다. 현장에서는 고성능 무기 탄창과 함께 100개가 넘는 탄피가 수거됐다. 람보르기니는 벌집이 됐고, 남성 2명이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병원으로 이송된 여성 1명마저 끝내 숨을 거뒀다.

한국-멕시코의 경기 모습.뉴스1
한국-멕시코의 경기 모습.뉴스1

문제는 이 끔찍한 사건 현장이 우리 대표팀의 동선과 소름 끼칠 정도로 가깝다는 점이다.

아크론 스타디움은 내년 6월, 대한민국 대표팀이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12일) 및 멕시코(19일)와 운명의 맞대결을 펼칠 장소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이 모여들고 축제의 열기로 가득 차야 할 곳이 카르텔의 총구 앞에 노출되어 있다는 뜻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 지역의 치안 불안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불과 이달 초, 경기장 인근 덤불에서는 2022년부터 지난 9월까지 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담긴 가방 456개가 무더기로 발견되어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든 바 있다.

땅 밑에는 시신 가방이, 땅 위에는 빗발치는 총탄이 난무하는 곳. 과연 이곳에서 우리 선수들은 마음 놓고 공을 찰 수 있을까? 그리고 원정 응원을 떠날 붉은악마의 안전은 누가 담보할 수 있을까?
아직 괴한들의 정체와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지에서는 악명 높은 멕시코 카르텔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월드컵 개막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 홍명보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환호성이 아닌 총성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